특수단, 노상원 별동대 ‘수사2단’ 의혹 구삼회·방정환 입건

입력 2024-12-25 00:00
검찰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검찰은 12·3 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관련해 검찰이 역할을 맡았다는 의혹에 대해 “국군방첩사령부는 검찰에 계엄과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뉴시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계엄 별동대 격인 이른바 ‘수사2단’에 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노 전 사령관과 함께 수사2단 조직에 관여했거나 계엄 선포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에 개입한 군 관계자들을 줄줄이 입건했다. 계엄 실행의 위법성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24일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혁신기획관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소환 일정도 통보했다.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장악을 목적으로 신설하려 했던 수사2단에서 구 여단장과 방 기획관이 각각 단장과 부단장 직을 맡기로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입수한 수사2단 인사발령 문건에 이런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구 여단장과 방 기획관은 계엄 당일인 지난 3일 경기도 안산 롯데리아 매장에서 노 전 사령관과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을 만났다. 회동 직후 구 여단장은 경기도 판교 정보사 100여단 사무실로 이동했다. 방 기획관도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탱크부대 지휘를 맡은 구 여단장과 국방부에서 군 구조개혁 업무를 해온 방 기획관이 계엄 선포 직전 정보사에서 대기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계엄 당일 정치인 체포가 쉽지 않을 경우 탱크로 진압하기 위해 구 여단장이 회동에 참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수단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도 함께 입건했다. 방첩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선관위 서버 압수를 지시받은 핵심 부대다. 정 처장은 계엄 당시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는 김 전 장관의 지시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통해 전달받고, 이를 부대원에게 전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처장은 당시 윗선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정 처장의 변호인은 입장문에서 “정 처장은 다섯 번의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여 전 사령관의 불법 명령을 직접 중단시켰다는 것을 충분히 소명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선관위 서버 확보 임무를 맡은 방첩사가 노 전 사령관이 기획한 수사2단과 어떻게 역할 분담을 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 방첩사 요원들로부터 “정 처장이 계엄 선포 후 선관위에 곧 검찰과 국정원이 갈 것이고 이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다만 검찰은 “방첩사는 검찰에 계엄과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수단은 지난 1일 ‘1차 햄버거 회동’에 참석한 김봉규·정성욱 정보사 대령도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했다. 이들에게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범 혐의가 적용했다. 또 계엄 당시 선관위 장악 작전을 현장에서 지휘한 고동희 정보사령부 계획처장도 공수처로 함께 이첩됐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