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매니저들도 올해 ‘국장’에서 수익 내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연초 이후 8.59%, 코스닥은 22.62% 각각 하락해 상승 종목을 고르기 쉽지 않았던 탓이다. 내년 국내증시 강세 요인도 눈에 잘 띄지 않아 펀드 운용 난도가 높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 자산운용사 57곳의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3540개(Class 중복 포함) 중 3041개, 약 86%가 올해 들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권인 펀드는 499개(14%)에 불과했다. 액티브 펀드는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자체 역량을 동원해 종목을 골라 운용하는 상품을 뜻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가 7월 고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주식형 펀드들이 하나둘 손실을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지수는 7월 11일 2896.43을 기록했으나 그 이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낸 펀드는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중소형주알파증권자투자신탁’으로 연초 이후 40.45% 하락하며 시장 수익률을 한참 밑돌았다. 이 펀드는 코스닥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고 펀드매니저 판단에 따라 일부 대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코스닥이 주요국 증시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낸 데다, 펀드매니저 판단으로 한때 가장 높은 편입 비중을 차지했던 삼성전자도 고꾸라지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현대자산운용의 ‘현대튼튼대한민국증권모투자신탁’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클린테크증권자투자신탁’이 각각 연초 이후 40.23%, -35.47%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미 CNBC는 23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주가 부양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공약과 비상계엄 등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