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덴마크 보호령인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집권 1기 때에 이어 2기 출범을 앞두고 또 드러내자 덴마크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일부 관리들이 최근 몇 주 동안 그린란드 매입을 두고 비공식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그린란드의 독립을 전제로 자유연합협정(COFA)을 체결하는 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이 경제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해당국 영토를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조약이다.
그린란드는 2009년부터 독립을 선언할 권리를 가졌지만 덴마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를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관광·희토류 채굴 등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는 전날 주덴마크 대사를 발표하며 그린란드 매입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1기 때도 그린란드를 푸에르토리코와 교환하는 안 등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덴마크 정부는 공식 대응하지 않았지만 내부에선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크 야콥센 덴마크 왕립국방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발언에) 웃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덴마크 반응은 분노에 차 있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뿐 아니라 파나마 운하 통제권 회수 위협 등이 이어지자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과거의 고립주의가 아닌 팽창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필리핀에 대한 지배권을 공고히 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확장주의·식민주의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