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선진국 수준 ‘경기형 특수교육’ 실현, 청신호 켜졌다

입력 2024-12-26 00:25
특수교사들이 지난 11일 열린 2024년 특수교육 활성화 성과 공유회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공동체의 인식 전환과 장애학생들의 건강한 사회 구성원 성장 등을 목표로 ‘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경기 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2024년~2026년) 계획’에 청신호가 활짝 켜졌다. 특수교육 현장이 겪어온 인력 부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돌봄 확대로 장애학생 가족을 두텁게 지원하겠다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계획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교육정책 수립 단계부터 교육약자를 고려하고 지원하는 것은 교육의 당연한 책무이자 기본 방향으로, 특수교육은 학생 개인의 문제를 넘어 그 가족, 우리 사회 공동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공동의 과제”라는 교육 철학이 반영된 정책이다.

최근 나온 3개년 계획 첫해인 2024년 성과는 컸다.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2024년 첫 시행 성과에 따르면 추진 목표를 100% 이상 달성했다.

세부적으로는 과밀 특수학급을 해소하기 위해 기간제 특수교사 230명을 증원했다. 특히 특수학급 설치 기준 학생 수인 유치원 4명, 초·중학교 6명, 고교 7명 초과 학급에 교사를 추가 배치했다. 특수학급에 2개 연령 이상의 학생을 배치한 유치원에도 교사를 늘렸다. 또 특수교육 지원인력인 특수교육지도사를 200명 증원해 총 1344명을 배치했으며 특수교육 협력강사 521명을 보강했다. 당초 계획인 500명보다 약 4.2% 초과 달성한 수치다.

특수학교별 학생 특성에 맞는 에듀테크를 이용한 교수·학습 모델도 개발했으며,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수를 25개 교육지원청과 6개 거점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하고 에듀테크 선도교사 200명을 양성했다.

경기특수교육원 설립과 행동중재 신속대응팀 운영을 위한 목적, 추진 타당성, 직제, 사업구조 등의 기초연구도 완료했다. 특수교육원은 전국의 25%를 차지하는 도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행동지원을 총괄·집중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다. 25개 교육지원청에는 행동 중재 신속대응팀을 설치해 가정과 학교, 특수교육지원센터, 종합지원팀의 맞춤형 행동지원 시스템도 구성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통해 현장의 요구가 높았던 미래형 특수교육 분야에서의 역량 강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25일 설명했다.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은 지난해 10월 발표됐다. 도교육청은 3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전국 최초로 ‘교육정책 보편적 설계’를 도입해 모든 교육정책의 기본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장애학생 등 교육약자를 고려해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임 교육감의 특수교육 분야의 획기적 지원으로 특수교육 공동체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선진국 수준의 특수교육 실현으로 미래 사회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이에 따라 3년간 연차적으로 특수교육 현장에서 가장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정책을 4대 영역, 11개 과제로 제시해 집중적으로 추진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인공지능(AI) 전환기 시대에 맞춤형 특수교육 실현을 하겠다는 것이다.

AI 기반 성장 맞춤형 특수교육 플랫폼 전국 최초 구축과 AI 튜터 코칭으로 장애학생을 진단·평가해 기초학력을 확인하고, 로봇 등을 활용한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나아가 장애학생의 일상생활과 교육 지원을 위해 지능형 로봇을 도입하고, 장애유형에 적합한 미래형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특수학교(급) 교수·학습 모델을 개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수교육 인력 확대는 과밀 특수학급 지원, 유치원 연령별 특수학급 교사 배치, 특수학교 1교실 2교사제 실현을 위한 기간제 특수교사 230명 증원, 특수교육지도사 정원 200명 확대로 통합교육 지원을 강화한다 등이 주된 내용으로 포함돼 있다.

“특수교육 연간 500억 이상 지원… 예산 제도화도 추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임태희(사진) 경기도교육감은 “특수교육 활성화를 위해 특별재원으로 연간 500억원 이상 3년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지난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수교육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학생이)장애가 있더라도 경기형 특수교육을 통해 그걸 딛고 기초부터 전문적인 일까지 해나갈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특수교육 현실이 제대로 된 교육으로 장애학생을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임 교육감은 “한국의 특수교육을 받는 장애학생은 지금 너무 어려운 여건”이라며 “(장애학생에게) 맞춤형 특수교육을 통해 그 학생만이 할 수 있는 생애 기초적인 소양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3개년 특수교육 활성화 계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재정 지원이 일몰되지 않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교육감은 남다른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는 “교육감 취임 후 살펴본 교육지표 중에 특수교육 분야가 낮게 나온 것을 보며 시급한 문제의식을 느꼈다”면서 “경기교육이 대한민국 특수교육의 모범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수교육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증거와 데이터에 기반해 상대를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경기도의 특수교육 모델이 세계적인 모델이 될 수 있고, 세계적인 모델을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우리 함께 머리를 맞대고 좋은 모델을 개발하고 필요하면 돕고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