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이 초토화되고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면서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호전적 시아파와 러시아의 영향력이 무력화됐다. 그 중심에는 이스라엘이 있다. 물론 앞으로 상황을 예측할 순 없지만 이 모든 혼돈이 합력하여 복음 전파의 생태계가 형성돼 영혼의 대추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시리아의 붕괴는 무슬림들에게 종교적 무력감을 유발해 모든 이슬람 신앙의 붕괴를 가져올 강력한 신호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난 일주일간의 이집트 방문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불어오는 복음의 훈풍을 만끽한 시간이었다. 2010년 튀니지 민주화 시위로 시작해 알제리 요르단 이집트 등으로 퍼진 아랍의 봄은 이후 혹독한 아랍의 겨울로 이어졌지만, 현재 이슬람권 전역에서 일어나는 복음의 봄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집트 복음주의 대부이자 이집트 최대 개신교회인 도바라교회 담임목사인 마우리스 박사는 현재 이집트 크리스천은 비교적 복음적인 콥트 교회를 포함, 2000만명에 육박하며 개신교인만 500만명에 이른다고 했다. 지하교회 성도가 최대 1000만에 달한다는 이란에서의 폭발적인 부흥은 말할 것 없고 이웃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리비아 모리타니 등에도 부흥과 회심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알려진 대로 튀르키예 요르단 레바논에 흩어진 시리아 난민들의 회심, 가자지구에서의 대규모 회심, 종종 들리는 쿠르드족의 회심은 말할 것 없고 최근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복음의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에서도 가정 교회 중심의 사역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 뜨거운 사막이 변하여 못이 될 것이며 메마른 땅이 변하여 원천이 될 것이며”(사 35:6~7)라는 말씀이 실감 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집트는 아랍권 전역에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선교 강국이 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외 정황에 의해 불가피하게 흩어진 자들을 중심으로 부흥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튀르키예 곳곳에 세워진 이란인 교회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필리핀과 인도에서 온 이주민에 의해 세워진 국제 교회가 선교적 교회의 역할을 감당하며 거대한 복음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마치 예수님의 어린 시절 이집트로 피신했던 지역마다 세워진 교회가 예레미야 시기에 형성되었던 유대인 공동체의 열매이고, 이후 마가가 전한 복음에 폭발적으로 반응해 최초의 기독교 국가가 되었던 것처럼 지금 중동은 이사야 19장의 예언이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다.
사실 이사야 19장 23~25절 말씀 “그 날에 애굽에서 앗수르로 통하는 대로가 있어 …애굽 사람이 앗수르 사람과 함께 경배하리라 그 날에 이스라엘이 애굽과 앗수르로 더불어 셋이 세계 중에 복이 되리니…나의 백성 애굽이여, 나의 손으로 지은 앗수르여, 나의 산업 이스라엘이여, 복이 있을지어다”는 모든 이집트 선교사들이 붙들고 있는 말씀이다. 사막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무슬림 개종 성도를 섬기고 있는 H선교사님과 그 농장에서 동역하는 한 개종 성도를 만나 기쁨으로 충만한 간증을 듣게 되었다.
수단 난민 사역을 하는 곽 선교사팀은 부부가 치과의사이다. 최근 수단 내전으로 수백만명이 학살당하는 비극적 상황에서 1000만명의 수단 난민들이 이집트로 몰려 왔다고 한다. 그래서 복음의 문이 활짝 열린 난민들의 자녀들을 위해 대안학교를 운영 중인데 전교생이 성경 말씀과 찬양으로 똘똘 뭉쳐 있다. 동행했던 한 학생은 “수단 난민학교에서 하루 동안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주님을 만난 간증을 나누고 찬양 수업을 섬기다 보니 기쁨이 넘치고 소명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수단은 92%가 무슬림인 이슬람 국가로 이번 내전은 천하를 진동시켜 영혼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역사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학 2 : 6 ~7) 중보기도 사역과 한방 의료사역을 하는 아브라함 선교사 부부는 그동안 경험했던 기적적 치료와 기도 응답의 열매를 간증하며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증거했다.
이번 방문에서 허락하신 특별한 은혜는 중동 선교를 주도하는 마리우스 박사와의 섭리적 만남이었다. 그가 섬기는 도바라교회는 여러 차례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에 의해 폭발 시도가 있었던 핍박과 고난의 상징이다. 이는 콥트 교회의 두 기둥인 동굴교회, 공중교회와 더불어 이집트의 대표 교회라 할 수 있다. 감사하게도 내년 봄 전 이집트 교회 모든 리더들과 중동의 대표적인 리더 500명이 참석하는 빌리온소울하비스트 이집트·중동 대회를 같이 주관하기로 한 결정은 때를 따라 베푸시는 하나님의 강권적인 은혜였다.
이집트 선교는 마가의 순교 이후 지난 2000년간 신앙을 사수한 콥트 교회의 수많은 순교자와 성도들, 그리고 70인역 성경을 비롯해 성경 번역과 기독교적 학문의 기초를 닦은 수많은 성경학자의 수고, 끝없이 문을 두드린 선교사들의 헌신, 그리고 최근 이집트 성도들의 순교 피를 통해 줄기차게 진행됐다.
이집트 선교 역사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분으로 오스왈드 챔버스가 있다. 그는 ‘주님은 나의 최고봉(My Utmost for His Highest)’이라는 책으로 유명한데 그의 영성은 ‘찢겨진 빵과 부어진 포도주’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영국 침례교 목사로 전 세계를 다니며 복음을 전하다가 1차 세계대전에 군목으로 참전했다.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고통중인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다 43세로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집트 구 카이로에는 역사의 화살표처럼 오스왈드 챔버스의 무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