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윤상현한테 얘기할게”… 檢 황금폰 녹취 확보

입력 2024-12-23 23:58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윤상현(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한테 한 번 더 얘기할게”라고 말하는 내용의 녹음파일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명씨가 제출한 이른바 ‘황금폰’ 등에서 관련 대화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씨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BS) 1개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통화 녹음파일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2022년 5월 9일 명씨가 윤 대통령 및 김건희 여사와 나눈 통화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공개한 녹음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명씨는 이후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검찰이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중진들이 자기들한테 맡겨 달라 한다. 내가 말을 세게 했는데”라고 말하고, 명씨는 ‘박완수 의원과, 이준석 대표, 윤상현 위원장 모두 (김 전 의원 공천을) 해주려 한다’는 취지로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당시 윤 위원장에게 직접 얘기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명씨는 ‘윤한홍·권성동 의원이 (김 전 의원 공천을) 불편해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듭된 요청에 윤 대통령은 “내가 윤상현한테 한번 더 얘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고, 명씨는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은 명씨와 윤 대통령 간 통화 이후 김 여사가 명씨에게 전화한 녹음파일도 확보했다고 한다. 녹음파일에서 김 여사는 “당선인이 (공천 관련) 지금 전화했다. 잘 될 거다”라는 취지로 명씨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당시 (보궐선거)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의혹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