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소상공인 25만명에 은행권 3년간 2.1兆 푼다

입력 2024-12-24 00:01 수정 2024-12-24 16:15
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이 연간 7000억원, 3년간 2조1000억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내놨다. 이자 감면액을 현금으로 환급하는 데 초점을 둔 지난해와 달리 ‘상생 금융 시즌 2’는 소상공인의 성실 상환을 유도하는 맞춤형 지원책을 포함한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장들은 23일 김병환 금융위원장,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대출금을 갚기 어렵거나 폐업에 처한 소상공인 20만명의 이자 부담을 연간 5000억원 낮춰주고, 재기 의지가 있는 사업자 5만명에게는 1조7000억원의 추가 사업 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먼저 대출 연체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에 대해 ‘맞춤형 채무조정’을 시행한다. 일시상환 대출일 경우 만기를 1년 늘려주거나 장기분할상환(담보대출 최장 10년, 신용대출 최장 5년)으로 대환대출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연속 연체기간이 90일 이내인 차주여야 한다.

만기연장·대환대출을 할 때는 금리를 감면해준다. 차주당 대출금리가 평균 2.51% 포인트 낮아져 연 121만원의 이자를 경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도 개인사업자에서 법인 소상공인까지 확대한다.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큰 부담 없이 사업을 정리하고 남은 대출금을 천천히 갚도록 ‘폐업자 저금리·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대출을 갚고 있는 개인사업자에 한해 대출잔액 1억원 이하는 최장 30년, 1억원 초과는 최대 10년까지 만기를 늘릴 수 있게 한다.

잔액 1억원 이내 대출의 경우 3% 저금리로 지원하고, 대환에 따른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한다. 현행 개인사업자대출(신용) 평균금리(약 6%)를 감안하면 이자 부담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재기 의지가 있는 사업자들에겐 추가 사업자금을 받을 수 있는 소상공인 상생보증·대출을 출시한다. 신규 운전자금 보증부 대출 ‘햇살론119’를 통해 연 6~7% 수준의 금리로 최대 2000만원까지 빌려준다. 대출받은 뒤 첫 6개월 동안 성실하게 상환하면 추가 대출도 가능하다.

향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소상공인에게는 추가적인 설비·운전자금 보증부 대출 ‘소상공인 성장 up’을 공급한다. 신용대출 대비 저금리로 개인사업자는 최대 5000만원, 법인 소상공인은 1억원까지 최대 1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릴 수 있다. 이 외에도 은행권은 차주들에게 상권분석, 금융·경영지원 컨설팅 등 비금융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는 맞춤형 채무조정(약 1210억원)과 폐업자 프로그램(약 3150억원)으로 각각 10만명이 연간 4360억원의 이자를 경감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은행권 부담과 관련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소상공인 대출이 성실하게 상환돼 연체나 부실가능성이 줄어든다면 오히려 은행의 부채 리스크가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