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인도계 인사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을 맡게 된 비벡 라마스와미(39)와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지명된 캐시 파텔(44)이 대표적이다. 법무부 시민권 담당 차관보로 발탁된 하미트 딜런(55)과 국립보건원(NIH) 원장으로 지명된 제이 바타차리아(56)도 인도계다.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의 부인 우샤 밴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남아시아계 세컨드 레이디가 된다.
NBC뉴스는 22일(현지시간) “올해는 인도계 미국인 공화당 스타들이 새롭게 탄생한 한 해”라며 미국 내 인도계가 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흐름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인구의 2% 미만을 차지하는 인도계는 전체 아시아계 중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가장 강한 집단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도계 미국인이 반이민 정책 등을 내세우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NBC는 아시아·태평양계미국인(AAPI)의 설문 조사를 인용해 인도계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가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 대선 때는 인도계 유권자의 77%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지만, 올해 9월 조사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 지지는 69%로 낮아졌다.
카틱 라마크리슈난 AAPI 설립자는 “트럼프는 18~34세의 인도계 미국인,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 관계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반적인 무능에 지친 인도계 미국인들이 역사적인 숫자로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