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변화 완성하겠다”… 검·경 수사에 결백 주장

입력 2024-12-24 02:01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출마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검·경의 전방위 압수수색 등 자신을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한 상황에도 결백을 주장했다. 두 차례 임기 동안 강조했던 독립성을 지닌 국가스포츠위원회가 설립되면 임기 중이라도 체육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회장은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기관이 체육회 조사에 나섰다. 제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악마화하는지 모르겠다”며 “많은 논란과 억측을 두고 떠나는 건 무책임하다. 제가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냥 물러서면 모든 걸 인정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정부가)저를 코너로 몰아서 물러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처음 체육회장으로 당선된 2016년부터 오랜 기간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와 충돌하며 대립각을 세워 왔다. 올 하반기 정부와 국회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은 끝에 수사 대상이 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달 업무방해와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이 회장 등 8명을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직원 부정 채용이나 진천선수촌 용역 계약 과정에서의 유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2024 파리올림픽 참관단에 포함된 비체육계 관계자들은 장기간 선수단에 기여해 별도 마련한 후원금으로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마케팅 수익금 분배 명목으로 받은 후원 물품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그는 “(수사를)좀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 체육의 변화를 완성하겠다”며 재정 자립, 학교체육 정상화, 신뢰받는 거버넌스 확립 등 세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변화를 위해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이 필요하다. 분산된 체육 업무를 하나로 모아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이 구체화하면 다음 임기 중에라도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달 정부 최고위급 관계자가 불출마를 제안하며 한 재벌 총수를 차기 체육회장 후보로 지목한 사실도 언급했다. ‘잘못이 없는데도 왜 국가가 나서서 퇴진을 요구하느냐’는 질문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문체부의 직무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에 대해선 “(법원이)사실상 실효가 없어 판단을 안 한 것”이라며 “판단해 달라고 즉시 항고했다”고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