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월1일 문재인 만난다

입력 2024-12-23 19: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4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피습당한 목의 흔적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음 달 1일 새해 첫날 일정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현실화할 수 있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규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년 만에 다시 탄핵 국면을 맞은 상황에 대한 메시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다음 달 1일 평산마을과 봉하마을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현직 의원 10여명과 문재인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도 새해 첫날 하루 동안 평산마을을 개방해 내빈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과 시국에 대한 걱정을 함께 나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봉하마을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의 문 전 대통령 예방은 당대표 취임 이후 6번째다. 이 대표는 매년 새해 평산마을을 찾았지만 이번은 탄핵 정국에서의 만남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국정 안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추동한 시민들의 결집된 힘이 정권 교체로 이어졌던 8년 전 분위기가 이번 탄핵 정국에서도 재연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촛불혁명에 이은 빛의 혁명”이라고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의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 관료 출신 한 의원은 “촛불혁명은 민주당만의 힘으로 이룬 게 아니고 중도와 보수까지 국민 70~80%의 열망이 담긴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중도·보수까지 다 담아내지 못한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민주당 지지자들만이 아니라 어린 학생 같은 일반 국민들이 (탄핵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현 시국에서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통합해낼지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