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들 학원 뺑뺑이 제로… 돌봄 사각 싹~ 사라졌네요”

입력 2024-12-23 18:44

“늘봄학교로 적어도 저학년 돌봄 공백은 없어졌습니다.”

황연옥(사진) 경북 김천 금릉초 교장은 늘봄학교 정책 시행 전과 후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2학년 늘봄학교 참여율이 거의 100%에 달해 저학년 ‘학원 뺑뺑이’가 사라졌다고 했다. 황 교장은 “돌봄과 방과후가 분리됐던 과거와 달리 늘봄학교는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했어요. 돌봄 대기 학생이 없어지는 등 돌봄 사각지대가 해소됐습니다”라고 평했다.

다만 사교육 대체 효과에 관한 질문에는 학년별로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고학년이 되면 학부모들이 영어·수학 학원에 보내 늘봄프로그램 참여가 줄어드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본격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고학년 사교육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단기간에 고학년 참여를 높일 방법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드론 등 신기술 분야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일정 부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황 교장은 “우리 늘봄프로그램을 보면 드론 축구, 로봇 등 신기술 분야가 참 많다”며 “내년에는 이를 좀 더 늘릴 생각”이라고 했다.

걸림돌은 비수도권 중소도시에서 좋은 강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황 교장은 “교육부·교육청이 구축 중인 ‘늘봄 허브’(우수 강사 및 프로그램을 학교와 매칭해주는 플랫폼)와 지역 대학 강사를 지원받는 등 여러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기업 등의 협력체계인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 체계’(라이즈)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라이즈를 활용해 지역 대학의 강사진을 늘봄학교에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황 교장은 “늘봄학교는 현재 걸음마 단계로, 점차 학교 여건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색 있는 모델을 만들어가며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학교 바로 옆에 국제 규격 수영장·다이빙장을 갖춘 김천종합스포츠타운이 있다”며 “일단 토요일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영 수업을 시작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천=글·사진 이도경 교육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