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 ‘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70% 수도권에 산다

입력 2024-12-22 19:57 수정 2024-12-23 00:16
KB금융지주 제공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가 4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전체 인구의 약 1%로 이들은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약 59%를 보유했다. 지역별 부의 집중 현상도 가속화됐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모두 46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0.9%로 추산됐다. 전년(45만6000명) 대비 5000명 늘었지만, 증가율만 놓고 보면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약 2826조원이었다. 전년 대비 2.9% 늘어난 것으로 한국 전체 가계 금융자산(4822조원)의 58.6%에 해당한다. 자산 규모별로는 ‘10억~100억원 미만’이 42만2000명(91.5%)으로 최다였다. ‘100억~300억원 미만’은 2만9000명(6.3%), ‘300억원 이상’은 1만1000명(2.2%)이었다.

이들 전체의 45.3%인 20만9000명은 서울 거주자다. 이어 경기 10만2000명, 부산 2만9000명, 대구 1만9000명, 인천 1만4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서울과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 한국 부자의 70.4%가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강남3구 집중도도 지난해 45.0%에서 0.5% 포인트 늘어난 45.5%(9만5095명)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년간 늘어난 한국 부자 5000명 중 36%(1800명)가 강남 3구에 거주했다. 부자 중 약 60.8%는 상속 또는 증여를 받은 경험이 있었고, 54.3%는 앞으로 상속·증여를 계획하고 있었다.

부자들은 단기적으로 주식(35.5%)과 금·보석(33.5%)에, 중장기적으로 거주용 주택(35.8%)과 주식(35.5%)에서 고수익을 얻길 기대하고 있었다. 금·보석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등 불확실성에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단기 투자 전략 2위에 올랐다.

단기·중장기 포트폴리오에 주식이 빠지지 않았는데, 국내 주식은 장기 투자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해외 주식은 2~5년 미만에 80% 가까이 몰렸다. 이들은 조사 당시 평균적으로 국내 주식 6.1개 종목, 해외 주식 4.2개 종목에 투자 중이었다.

세금 부담에 해외 이민을 고민하는 이도 많았다. 부자 중 26.8%는 해외 투자 이민을 생각해본 적 있었다. 연령별로는 50대(29.7%), 자산 규모로는 ‘총자산 100억원 이상’(32.9%)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