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가격 상승에 강달러까지… 먹거리 물가 내년에는 더 오르나

입력 2024-12-23 00:00 수정 2024-12-23 00:00

1400원대 중반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로 인해 내년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27.5로 지난해 4월(128.4)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2014~2016년 평균가격을 100으로 두고 24개 주요 식자재의 국제 가격 동향을 비교한 수치다.


지난 2월 117.4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9개월 만에 8.6% 올랐다. 특히 1개월 사이 7.5%가 상승한 유지류(기름) 가격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동남아에서 팜유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세계적으로 대두유 수입이 증가하면서다. 유제품도 지난 1월 대비 가격이 17.9%나 올랐다.

아직 국내 밥상 물가에는 이 같은 상승이 반영되지 않았다. 원료를 비축하고 쓰는 식품업계의 경우 가격 상승 영향이 3~6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최근 145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한다. 대부분 식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식품업계는 환율이 오르면 가격 인상 압박도 거세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환율이 오르면 생산 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인 식품산업과 30~40%인 외식산업에서 물가 인상의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에는 재료비 인상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먹거리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그해 9월 외식 물가는 1년 전 같은 달 대비 9.0% 상승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10.0%에 달했다.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도 벌써 나타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내년부터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포카리스웨트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올린다고 지난 18일 예고했다. 동서식품도 지난달 15일부터 인스턴트커피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