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중한 기량과 끼를 맘껏 발산한 센터 진안(부천 하나은행)이 올 시즌 올스타 페스티벌 최고의 별로 등극했다. 사상 최초로 한국여자프로농구(WKBL)와 일본 W리그 소속 올스타들의 맞대결로 꾸며진 이번 페스티벌은 다채로운 볼거리와 팬 서비스가 곁들여져 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진안은 22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WKBL 올스타 페스티벌 기자단 투표에서 총 71표 중 46표를 얻어 한국 올스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한국 올스타는 본경기에서 14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한 진안의 활약에 힘입어 일본 올스타를 90대 67로 제압했다. 진안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이 많았지만 팬들께 즐거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즐겼다”며 “(예상치 못한)MVP를 받아 충격적이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진안은 코트 안팎에서 모두 돋보였다. 평소 짧은 헤어스타일을 유지 중인 그는 긴 머리의 가발을 착용한 채 여러 차례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포지션이 센터여서 평소 보여주지 못했던 노룩 패스와 드리블을 뽐내며 가드로 변신하기도 했다. 일본 선수들을 따라 신이슬(인천 신한은행)을 목말 태워 엘리웁 득점을 돕는 진귀한 장면도 연출했다. 베스트 퍼포먼스상 역시 그의 몫이었다.
경기 승패는 중요치 않았다. 코트에선 다양한 이색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베테랑 박혜진(부산 BNK)과 김단비(아산 우리은행)는 경기 도중 갑자기 유니폼을 바꿔 일본 소속으로 뛰었다. 양 팀 지도자들이 선수 유니폼을 빌려 입고 등장했다. 16회 연속 올스타 출전에 빛나는 김단비가 소속팀 위성우 감독에게 스크린 플레이를 지시하기도 했다.
양 팀 맞대결 방식으로 치러진 3점슛 콘테스트에선 이소희(BNK)와 심성영(우리은행), 신이슬이 나선 한국 올스타가 16점을 올려 11점에 그친 일본 올스타에 승리했다. 한국은 신지현(신한은행)과 허예은(KB), 이명관(우리은행)이 출전한 스킬 챌린지에서도 총합 1분25초로 일본(1분40초)을 이겼다.
올스타 페스티벌은 한·일 선수간 교류의 장으로도 떠올랐다. 일본 올스타 MVP로 선정된 오카모토 미유(토요타)는 “한·일전이라는 압박은 없었다. 올스타 축제를 기쁘고 신나게 준비했다”며 “이런 교류가 많아지면 좋겠다. 다음엔 일본에서도 올스타 축제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안도 “저희가 일본에 가서 하는 기회도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부천=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