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인간의 정교함과 창의성을 구현하는 신체의 최첨단 부위다. 음악 예술 글쓰기 등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창의적 활동이 여기서 이뤄진다. 손은 물건을 집는 단순한 역할뿐 아니라 인간의 고유한 표현도 담당하는 중요한 신체 기관이다.
손목 관절은 총 27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특히 손목엔 8개의 작은 뼈가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각각 뼈가 다양한 관절을 형성하면서 자유롭고 미세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이 작은 관절들 덕분에 우리는 0.1㎜의 얇은 종이조차 쉽게 감지할 수 있는 예민한 감각을 지닐 수 있다. 손끝에도 매우 섬세한 감각 신경이 밀집돼 있다. 뇌에서도 손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부분은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반면 엉덩이나 등과 같은 부위는 훨씬 둔감한 감각을 지닌다. 손과 손목은 몸의 다른 부위보다 훨씬 섬세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나이가 들면 손목 관절이 각종 질병에 노출되므로 이 작은 관절의 건강을 더 주의 깊게 돌봐야 한다. 특히 젊은 노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손목 건강이 필수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손목 관절은 과도한 사용으로 퇴행성 변화를 겪기 쉽다. 통증을 동반한 여러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가장 흔한 손목 질환 중 하나가 ‘골관절염’이다. 골관절염은 손목의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질병이다. 연골이 사라지면 뼈끼리 마찰을 일으켜 통증과 염증이 생긴다. 초기엔 손목을 움직일 때 가벼운 통증만 느껴지지만 점차 증상이 심해져 손목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골관절염은 반복되는 자극과 과도한 사용이 주원인이다.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손목 스트레칭과 같은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역시 손목에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다. 면역체계가 손목 관절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주로 아침에 손목이 뻣뻣하고 통증이 심하게 느껴진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단순한 노화와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이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손목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손목에 붓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조기에 전문가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현대인에게 매우 흔한 손목 질환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이들에게 발병한다. 손목의 정중신경이 압박돼 손목과 손가락이 저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장시간 타자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손목이 과부하 되기 쉬운데 이는 신경 압박으로 이어진다. 이를 내버려 두면 손의 감각이 무뎌지고 손목에 힘이 빠지는 등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스트레칭과 자주 손목을 풀어주는 휴식이 필요하다.
‘손목 건초염’은 반복적인 손목 사용으로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면서 손목의 힘줄이 과도하게 자극을 받으면 손목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통증이 동반된다. 일상적 작업이나 운동을 많이 하는 이들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초기엔 통증이 경미하지만 증상이 점차 심해질 수 있다. 손목 건초염이 발생하면 손목을 안정시키고 염증을 줄이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음에도 우리는 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손목 건강이 무너지면 각 개인의 독립적인 일상에 큰 타격을 준다. 손목 건강을 지키는 건 곧 삶의 질을 지키는 일이다. 특히 젊은 노인으로서 활기찬 삶을 영위하길 원한다면 손목 건강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몸을 잘 돌보는 건 신앙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나님이 준 몸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건 이 땅에서의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다. 작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기능하는 손목은 우리 삶을 구성하는 주요 축이다. 손목이 지탱하는 건강한 삶을 꿈꾼다면 손목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선한목자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