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앱 다운 1위 찍었지만… 저가공세 민폐로 ‘공공의 적’

입력 2024-12-20 03:12

구글, 틱톡, 인스타그램도 이겼다. 올해 국내 앱 다운로드 1위는 중국 이커머스 앱 ‘테무’로 나타났다. 미국에선 아마존을 제치고 2년 연속 1위다. 유해성·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도 압도적인 인기에 국내 유통시장은 위기에 직면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면세 혜택을 축소하고 테무 운영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2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누적 신규 설치 앱 1위를 기록했다.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영국 독일 캐나다 등 24개 국가·지역에서 1위에 올랐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C커머스 공략은 해외직구 거래액 급증으로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온라인 해외직접구매는 1조91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8% 늘었다. 중국 직구 규모(1조1620억원)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는 국내 유통시장이 C커머스에 잠식당할까 우려한다. 영세업체는 벌써부터 밀리는 모양새다. 가격 경쟁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C커머스가 밀고 들어오면서 온라인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직격타를 맞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올해 폐업 신고를 한 통신판매업체는 모두 7만9857곳이었다. 지난해 연간 폐업 건수(7만8580건)를 넘어섰다. 사상 최다 폐업 기록 경신이 확실해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폐업에 이르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알테쉬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품력이 아무리 좋더라도 가격에서 밀리면 극소수의 강자 빼고는 시장 잔류가 어렵다”며 “불공정한 경쟁 구도로 인해 플랫폼 생태계가 교란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C커머스의 저가 공세를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는 국가도 나왔다. 베트남 국회는 저가 수입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 폐지 법안을 지난 26일 통과시켰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테무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도 했다.

인도네시아도 가격 경쟁력과 각종 면세 혜택을 등에 업은 중국 플랫폼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0월 테무 앱을 앱스토어에서 차단할 것을 구글과 애플에 요청했다. 부디 아리 세티아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장관은 “중국의 저가 제품으로부터 자국의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테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구매자에게도 해를 끼친다”고 했다.

일본 정부·여당은 소액 화물 수입 시 소비세 등에 대한 면세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중국 관세 강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도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C커머스 공산품에서 발암물질과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다수 검출되며 안전성 문제가 꾸준히 있어왔다. 개인정보 유출도 문제다. 알리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20억원의 과징금 등을 부과받았고 테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