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계와 스포츠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막후 쇼군’ ‘일본의 마지막 괴물’로 불렸던 와타나베 쓰네오(사진) 요미우리신문그룹 대표이사 겸 주필이 19일 세상을 떠났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향년 98세.
1926년 도쿄에서 태어난 와타나베는 도쿄대를 졸업하고 1950년 요미우리신문에 기자로 입사했다. 그는 주로 정치부에서 일하며 ‘김종필-오히라 메모’ 등 다양한 특종을 보도했다. 워싱턴지국장, 정치부장, 논설위원장 등을 거쳐 1991년 대표이사 사장 겸 주필이 됐다. 그가 사장에 취임한 뒤 요미우리신문은 일 발행부수 1000만부를 돌파하는 등 일본 최대 신문사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와타나베는 신문 논조로 ‘자유주의 보수’를 확립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는 일본의 전쟁 책임을 강조하며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정치인들이 공식 참배하는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1996년부터 8년간 프로야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구단주를 맡는 등 스포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다만 와타나베는 자신의 영향력을 활용해 주요 정권 개각이나 총리 인선 등에 개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1994년 평화헌법 개정 문제를 공론화했고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패하자 야당과 대연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기자로 정치력을 행사한 것은 저널리즘의 선을 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위대한 언론인이었다. 나아갈 길에 대해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며 애도를 표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