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전국 최대 농수축산 스마트팜… 고흥, ‘청년의 꿈’ 키운다

입력 2024-12-23 02:31
고흥만 간척지에 조성된 스마트팜 혁신밸리 전경. 고흥군 제공

전남 고흥만 간척지에 228㏊ 규모의 전국 최대 농수축산 스마트팜 단지가 조성된다.

고흥군은 2030년 인구 10만 달성이라는 비전 아래 고흥형 스마트팜 혁신밸리 확대라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29년까지 고흥만 간척지에 농수축산 스마트팜 단지를 단계별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단지가 조성되면 청년 일자리 1000개가 만들어진다.

유리온실로 대표되는 시설원예에 집중하는 타 자치단체와 달리 고흥군은 축산과 수산분야에도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대규모 스마트팜을 유치해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고흥군이 스마트팜을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으며 청년 인구 끌어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대한민국 스마트팜의 산실

고흥군이 전국 최대 규모의 농수축산 스마트팜 밸리를 기획하고 조성할 수 있는 배경에는 33㏊ 규모의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1월 준공된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총사업비 1190억원이 투입됐다. 스마트팜 특화 청년농을 양성하고 스마트팜 기자재 연구와 실증하는 공간이다. 주요시설은 청년 창업온실(2.5㏊)과 임대형팜(5.76㏊/3개동), 실증단지(4.05㏊), 주민참여임대형팜(3.6㏊)으로 구성됐다.

스마트팜 혁신밸리 안에 있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는 해마다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52명을 선발해 20개월 동안 체계적인 실습 중심의 교육을 실시하며 미래 스마트팜 전문농업인을 육성하고 있다. 경쟁률도 무려 4대 1이 넘는다.

청년들이 전남 고흥군 스마트팜 혁신밸리 안에 있는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고흥군은 해마다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52명을 선발, 20개월 동안 체계적인 실습 중심의 교육을 실시하는 등 미래 스마트팜 전문농업인을 육성하고 있다. 고흥군 제공

1기부터 3기까지 118명이 수료했다. 4, 5기 교육생 99명은 현재 교육을 받고 있다. 수료생 중 성적우수자 12명을 선발해 혁신밸리 내에 있는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에 3년간 입주하게 된다. 스마트팜 영농기회 제공과 창농을 위한 종잣돈도 마련할 수 있다.

4㏊ 규모의 혁신밸리 실증단지는 스마트팜 관련 친환경농자재, ICT 기자재 첨단화 등 산학연이 협력해 연구하는 공간이다.

정부의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등 스마트팜 산업 육성을 위한 R&D 추진과 스마트팜 농·기자재 제품을 상용화하고 국산화하는데 매진하고 있다. 기자재 실증장비 등 47종에 최첨단 장비도 보유하고 있어 K-스마트팜의 실증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전국 최대 농수축산 스마트팜 조성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25일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종합계획’을 고시하고, ‘농어업의 미래 성장산업 전진 기지화’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농식품부의 종합계획 고시에 고흥만 간척지 1899㏊의 토지이용계획 중 시설원예 139㏊, 친환경축산 21㏊, 친환경수산 68㏊ 등 228㏊의 스마트팜 시설 가용부지가 포함됐다. 고흥형 스마트팜 농수축산단지의 밑그림이 완성된 것이다.

시설원예분야는 스마트팜 혁신밸리(33㏊) 인근에 스마트 원예단지 기반조성(11㏊), 대규모 스마트팜 창업단지(20㏊)를 유치해 2029년도까지 목표대비 75㏊가 남았다.

스마트원예단지와 대규모 스마트팜 창업단지는 2027년까지 300억원을 투입해 청년들이 온실을 지을 수 있도록 전력공급시설, 용수시설 등이 포함된 부지를 조성해 창농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어 300억원 규모의 제2스마트 원예단지(30㏊)와 200억원 규모의 신규 노지 스마트팜단지(45㏊)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친환경 수산분야에서는 고흥만 간척지 내에 2028년까지 ICT를 기반으로 하는 종자생산연구동, 종자양성수조동, 교육실습장 등이 만들어진다. 총 사업비 125억원이 투입된다. 잔여면적 55㏊는 600억원 규모의 친환경 내·해수면 양식단지 공모사업을 유치해 수산단지를 순차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친환경 축산분야에서는 지난해 1월 스마트축산 ICT 시범단지 공모사업에 선정돼 21㏊ 부지를 확보했다. 총사업비 154억원이 투입돼 2027년까지 한우 3000두 규모의 스마트 축사 30동, 교육관제센터와 분뇨처리시설이 갖춰진다.

“일자리 1000개 창출… 지역 미래 먹거리로 일궈 나갈 것”
공영민 고흥군수 인터뷰

“스마트팜 일자리 1000개를 창출해 ‘청년이 찾아오는 고흥’을 만들겠습니다.”


공영민(사진) 전남 고흥군수는 22일 국민일보 인터뷰를 통해 “젊은 고흥을 만들기 위해선 해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유입되는 스마트팜 교육생 52명의 청년들을 고흥에 정착시키는게 급선무”라며 “우선적으로 고흥만 간척지가 스마트팜 청년농이 일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 군수는 이어 “농수축산산업이 비중이 높은 고흥군은 스마트팜을 농업뿐 아니라 수산, 축산 분야에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고흥군이 대규모 농수축산 스마트팜 밸리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그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공 군수는 “고흥군은 고흥만 간척지 내 스마트팜 산업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올해 어렵게 확보한 2025년 지방소멸대응기금 160억원 중 111억원을 스마트팜 산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팜 확대를 통한 새로운 청년 먹거리를 만들어 지방소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공 군수는 특히 “대규모 첨단 농수축산 스마트팜 밸리가 계획대로 순항한다면 청년들을 위한 1000개의 스마트팜 일자리가 생기고 고흥만 간척지가 스마트 농수축산물의 수출 전진 기지가 되어 고흥군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첨단 농수축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 군수는 “고흥만 간척지를 첨단 스마트 농수축산뿐 아니라 드론, 도시항공교통(UAM)으로 대표되는 미래비행체 산업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전초기지로 만들어, 고흥 미래 100년을 책임질 수 있는 먹거리로 일궈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고흥=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