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기도운동은 ‘거룩한 나라, 북한구원, 통일한국, 선교한국’을 위해 기도하는 초교파기도운동이다. 민족의 위기 앞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모습을 회개하며 금식하고 기도한다. 갈수록 만연해지는 음란, 낙태, 동성애 등을 막아서며 거룩한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는 운동이다.
국민일보 선정 ‘2024 기독교브랜드 대상’ 문화 부문을 수상한 이용희(63) 에스더기도운동 대표를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에스더기도운동하면 바로 떠오르는 사역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차금법)’ 반대 운동이다. 에스더기도운동은 2007년 동성애차별금지법반대국민연합(동반국)을 만들어 차금법 제정에 맞서왔다. 이후에도 ‘학생인권조례 중 동성애조항 폐기’를 위해 힘쓰는 등 학부모 기도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차금법 제정 시도가 있을 때마다 학부모단체와 기독시민단체, 교회 등과 연합해 기도로 막아왔다.
이 대표는 “차금법으로 인해 신앙·표현·양심의 자유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며 “거룩한 대한민국을 세워가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금법의 본질은 동성애 반대에만 있지 않다. ‘성별 정체성’이라고 하는 젠더 다양성이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이 사회의 질서를 혼란시키는 데 있다. 성별 정체성은 개인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별 대신 자신이 스스로 타인에게 이해되기를 바라는 정체성을 의미한다. 남성과 여성을 제외한 트랜스젠더, 폴리젠더, 시스젠더 등 100여 가지에 이르는 성별 정체성이 존재한다.
이 대표는 “제3의성에 대해서 성은 자기가 인식하거나 표현하는 것으로 한다고 돼 있다”며 “차금법이 통과된 나라에서는 아침에는 여자, 오후에는 남자가 되기도 하고, 어제는 남자, 오늘은 여자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성범죄 등 각종 범죄가 범람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차금법에는 ‘종교 차별 금지 항목’도 포함됐는데, 동성애 차별을 미끼로 성경에 있는 말씀을 그대로 가르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차금법이 통과된 서구권 국가에서는 목사가 ‘동성애는 죄’라고 설교할 경우 벌금을 내거나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동성애를 죄 또는 창조질서에 반한다고 설교하면 교회는 혐오의 장소가 되어 버리고, 성경은 혐오의 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실제 유럽에서 기독교 인구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과거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의 기독교인 비율은 70~80%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50% 아래로 뚝 떨어졌다. 교회 출석률을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영국은 1.1%, 독일은 1.3%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의 교회 출석률이 극히 저조한 모습이다.
대한민국 대법원은 지난 7월 전원합의체를 열고 동성 배우자를 둔 소성욱씨가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 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어 지난 10월엔 사실혼 관계를 주장하는 동성커플의 피부양자 자격 등록이 완료됐다. 대법원이 동성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교계에서는 동성애를 넘어 동성혼 합법화에 한 발걸음 다가섰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차금법을 막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선교의 미래를 꼽았다. 그는 “아프리카에서는 동성애로 에이즈에 걸려 부모가 사망해 생겨난 에이즈 고아만 1500만명이 넘는다”며 “차금법이 통과돼 한국교회가 몰락하게 되면 전 세계에 파송한 선교사들도 다 철수하게 되는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차금법이 통과될 경우 ‘제2의 신사참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교회의 변질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 하듯이, 한국교회가 전 세계 교회를 깨우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며 “차금법을 막아야 하는 이유가 교회를 지키기 위함도 있지만, 복음 전파를 지속하기 위함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유럽의 안드레아 윌리엄스 크리스천 컨선 대표가 간곡히 부탁한 게 있다. 한국교회만큼은 차금법을 꼭 막아서 무너진 유럽 교회의 소망이 돼 달라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사회의 격랑 속에서 교회가 깨어나 회개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 돌아오길 바란다는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진다”며 “차금법 제정 반대와 북한선교 등 교회가 직면한 과제가 많다”고 전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성경 말씀의 진리를 믿고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 앞에서 겸손히 회개하고 회복하는 거룩한 백성이 돼야 합니다. 더 나아가 통일선교한국을 세우는 일에 목회자와 성도들이 합심해 나가야 합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