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완전함에 이르는 방법

입력 2024-12-20 03:04

거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사람들이 놀랄 만큼 기부 왕창 하기”다.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가진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을 기부로 포장한 것일 수 있다. 아이를 비난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 세상에서 풍족하게 누리고픈 욕심을 ‘하나님의 나라’로 포장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본다.

세계적인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의 ‘완전한 풍요’는 이런 우리의 질문에 하나님과 협력하는 성경적인 대답을 제시한다. 그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물질성’(materiality)을 돈 음식 시간 몸 장소 등 5가지 영역으로 나눈다. 각 영역을 둘러싼 ‘부족과 풍요’의 까다로운 이야기에 냉철한 질문을 던지고 설득력 있게 성경적으로 답을 풀어낸다.

브루그만은 우리에게 ‘최대한의 유혹’에 머물지 말라고 한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면 삶이 안전하고 행복하며 더 좋아진다는 소비주의의 유혹을 떨쳐 내라는 것이다. 누가복음 12장 13~21절에서 부자는 충분히 가지지 못할까 두려워 양식을 계속해 쌓고 또 쌓았다. 이런 욕심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브루그만은 우리의 믿음이 “근심으로 인한 서두름의 대안”이므로 탐욕에 사로잡혀 성급하게 살기보다는 느리게 살아갈 것을 권한다. 술과 담배 등의 중독을 피하며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과도한 온라인 활동을 삼가며 몸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라고도 말한다. 성이 아닌 사랑에 집중하는 태도 역시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그는 물질성이 자기를 향한 것이 아닌, 이웃과 공동체를 향해야 함을 강조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준 물질성에는 누리는 것뿐 아니라 의무가 포함된다. 그러므로 그가 말하는 성숙한 물질성은 자신이 머무는 장소와 마찬가지로 이웃의 장소도 존중하는 것이다.

브루그만은 모든 영역에서 더불어 사는 삶과 공익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는 모두 피조물 속 생태계에 속했기에 온전한 참여자이자 기여자가 될 수 있고, 사회의 왜곡된 점과 공익을 분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루그만의 사유는 연말연시에 자신의 물질성을 점검하고 내게 ‘완전함’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편집자 W(한국장로교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