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대위원장 추천위’ 꾸리기로… 외부인사 아닌 당내 중진으로 가닥

입력 2024-12-19 03:38
국회에서 18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정점식(가운데)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지도부 교체 이후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논의해 왔지만 이날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병주 기자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위기를 수습할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비대위 체제 구성을 위해 1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백가쟁명식 해법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꾸려 선수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결론을 내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설치와 관련해 아직까지 의원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며 “선수별로 의견을 수렴해서 비대위원장에 적합한 인물을 추천토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원장 선출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비대위원장에 누가 적합한지 말하기를 의원들이 꺼려하는 상황”이라며 “선수별로 의견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총에선 외부 인사보다는 ‘경험이 많은 원내 중진’에게 방향타를 맡기는 정도의 의견 수렴만 이뤘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원내에서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건 거의 의견이 모였다”며 “(비대위)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선수별로 의견을 듣고 권 권한대행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천위 방식에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다고 한다.

앞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난 16일 회동에서 ‘당의 안정과 화합, 쇄신을 이끌 경험 많은 당내 인사’가 적격이라는 데 중지를 모았다. 당무에 익숙하고 정치 경험이 풍부한 5선 이상 중진 중 비대위원장이 나와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후 당 안팎에선 5선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외부 인사 수혈론’은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당 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간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비대위원장 선출 절차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권 권한대행이 ‘임시 전권’을 맡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여권 핵심 관계자는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겸임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원내 현안만 해도 만만치 않게 산적해 있는데, 당대표 역할까지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인선에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에게 힘이 실리려면 충분한 당내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창 이강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