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나선 경제·외교 수장, 외신에 “한국 저력 믿어 달라”

입력 2024-12-18 18:32 수정 2024-12-18 23:33
최상목(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동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 국내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현구 기자

경제·외교 수장들이 이례적으로 외신기자들 앞에 나란히 서서 “한국 국민과 민주주의의 저력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12·3 비상계엄 여파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와 대외 관계 위기감이 고조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을 대상으로 합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조 장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우리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존의 외교정책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며 “최단 시일 내에 우리 외교를 정상화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과 경제심리 위축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모든 역량을 결집해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무엇보다 신인도 관리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외교 부처 수장이 함께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던 2016년 12월에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단독으로 주요 외신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최 부총리는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처했지만 건전하고 회복력 있는 경제 시스템을 통해 신속히 안정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한국 경제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신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이번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 걸음 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국민과 민주주의의 저력을 믿어주고 국제사회에 이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 달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미국 측과 소통이 부족했던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그전에 구축해놨던 소통의 정치적 동력이 조금 약화됐기 때문에 그 동력을 회복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소통의 직접적 당사자인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상태여서 일정한 제약이 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제약적인 환경 속에서도 단시일 내 네트워크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주미 대사관을 통해 그 이전에 구축해온 네트워크 동력을 계속 살려 트럼프 당선인 측 그리고 신(新)행정부와의 소통, 정책적 조율에 차질이 없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전에 우리의 대응 구상과 로드맵을 마련해 북·미 협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과 관련한 사업에도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며 “국내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며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고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