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육아휴직자가 10만명대로 내려앉으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출생아 수 급감으로 육아휴직 대상 부모가 함께 줄어든 탓이다. 매년 증가세를 이어오던 ‘아빠 육아휴직자’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18일 발표한 ‘2023년 육아휴직통계’에서 지난해 육아휴직자 수는 19만5986명으로 전년 대비 6107명(-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임신 중이거나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부모 가운데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인원이다.
육아휴직자는 통계 조사 첫해인 2010년 7만3000명에서 2012년 10만명, 2018년 15만명 등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에는 처음으로 20만명대(20만2093명)에 진입했다. 육아휴직 제도 강화와 개선된 사회적 인식 등이 반영됐다.
그러나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명까지 떨어지며 육아휴직 부모 자체도 줄었다. 지난해 출생아 수 감소율은 7.7%로 2020년(-10.0%) 이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만 0~8세 인구도 1년 전보다 6.5% 감소했다. 여기에 2022년 1월 시행된 ‘3+3 부모 육아휴직제’로 인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이 제도는 생후 12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할 경우 첫 3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까지 지급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생아 수 감소로 육아휴직이 가능한 부모 수도 줄었고, 2022년에 급증했던 육아휴직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아빠 육아휴직 증가세도 주춤했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중 아빠는 5만455명으로 1년 전보다 7.5% 줄었다. 마찬가지로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첫 감소다. 전체 육아휴직자에서 아빠가 차지하는 비중도 25.7%로 전년(27.0%)보다 1.3% 포인트 줄었다. 엄마 육아휴직자(14만5531명) 비중은 74.3%로 아빠의 3배에 육박했다.
다만 지난해 아이를 낳은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2.9%로 1년 전보다 1.6% 포인트 상승했다. 출생아 수 감소와 별개로 육아휴직 사용 흐름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도별로는 세종(37.0%)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았다. 엄마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77.1%)이었다. 아빠 육아휴직은 세종(11.6%)이 가장 많았다. 아빠 육아휴직자의 70.0%, 엄마 육아휴직자의 58.2%가 대기업(종사자 300인 이상) 직장인이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