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는 메가트렌드… 내년에도 미국 주식 투자 늘리세요”

입력 2024-12-19 03:18

“인공지능(AI) 등 빅테크는 되돌릴 수 없는 메가트렌드입니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7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유망 투자처로 ‘빅테크’를 꼽았다. 이 센터장은 “올해 미국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큰 흐름상 빅테크는 커다란 트렌드가 됐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 관심을 갖고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 9월 문을 열었다. 이 센터장을 포함해 애널리스트 3명, 콘텐츠 매니저 2명이 근무한다. 이들이 지난 두 달 반가량 다룬 6개 자료도 AI, 빅테크 중심이다. 투자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에 직접 다녀왔다.

이 센터장은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자체가 계속 변화하는 것이 뚜렷하게 느껴졌다”며 “빅테크 기업의 수익성도 뒷받침되고 있어 과거 정보통신(IT) 버블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에 일부 기업 주가가 조정을 받는 상황은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주가가 오른 만큼 실제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증명해야 할 시기인데, 성과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빅테크 기업별로 전문 분야에 차이가 있고 AI 발전으로 수혜를 받는 기업도 있어 이제는 투자할 때 세분화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AI 인프라 핵심인 데이터 센터나 전력 수요 확대 시 각광받는 에너지 기업 등으로 투자처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증시와 관련해선 기업의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센터장은 “AI 산업만 놓고 보면 국내 기업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챗 GPT의 탄생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검색 서비스가 위태롭지만 새로운 서비스를 못 보여주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기업들이 수년간 돈을 많이 벌었지만 투자에 소극적이면서 유보금 형태로 돈을 쌓아두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해선 “정치 이슈가 증시의 추세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단언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내년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그는 “투자 성향에 따라 공격적인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미국 채권과 달러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며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는 위험 관리 차원에서 도움이 되고, 특히 미국은 앞으로도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