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공고한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극적인 정치적 격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버텨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미국 문화단체 ‘92NY’ 주최 대담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에게도 1·6 사태(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건)가 있었듯 고도로 선진화되고 공고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극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동과 같은 곳뿐 아니라 한국, 미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제도가 한 번 꺾인 상황에서도 결국 살아남을 수 있는가가 진짜 문제”라고 했다.
한국의 계엄 사태와 관련해서는 “계엄 해제를 저지할 목적으로 국회를 봉쇄하기 위해 배치된 군인들의 총구를 시위자들이 밀어냈다”면서 “극적인 순간”으로 평가했다. 이어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법원(헌법재판소)을 통해 모든 것이 결정될 때까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는 버텨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계엄 사태 처리 과정에서 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미 국무부 평가도 나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외신센터 브리핑에서 “우리는 지난 몇 주간 헌법 절차가 취지대로 작동하는 것을 목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행동을 취하자 의회가 탄핵으로 대응했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들어섰다”며 “민주주의 제도는 그렇게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