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올 성장률 2.0~ 2.1%로 조금 내려갈 가능성 있다”

입력 2024-12-17 18:57 수정 2024-12-17 22:1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비상계엄 사태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2%에서 2.0% 또는 2.1%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4분기 성장률을 (전 분기 대비) 0.4% 정도로 보고 올해 연간 성장률을 2.2%로 예상했는데 좀 내려갈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2.0%가 될지, 2.1%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1.9%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내년 예산안 추경 편성 필요성도 인정했다. 그는 “현재 통과된 예산안은 내년 성장률에 마이너스 0.06% 포인트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처럼 하방 위험이 있는 상황은 재정을 좀 더 이용할 근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달 중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소집해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막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 부총리는 “그날(3일) 밤 계엄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사퇴를 결심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며 “제 개인의 거취 표명이 외신에 보도될 경우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공직의 무게감도 저를 누르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책임을 마무리하는 대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사를 표시할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한 단어 선택은 너무 당황스러워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일단 (계엄령을 내리면) 우리 경제와 대외신인도가 크게 흔들린다는 수준의 얘기를 했다”고 답했다.

계엄 당일 대통령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쪽지에 대해서는 ‘재정 자금을 확보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유동성 확보’ 외에 무슨 내용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정확한 단어는 생각나지 않지만 ‘재정자금 확보’ 얘기가 있었다”고 답했다. 당시 최 부총리에게서 문건을 넘겨받은 윤인대 기재부 차관보는 “계엄 관련 예비비 재정자금 확보 정도 내용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의재 기자, 황인호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