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3선 저지’를 목표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보 4명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체육계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이기흥 회장의 3선을 저지하려면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일치한 결과다.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과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4명의 후보는 17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서울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간 이들은 각종 비리와 불공정으로 물든 체육계를 바꾸려면 이기흥 회장 체제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박창범 후보가 지난달 22일부터 11일간 이기흥 회장의 연임 도전을 비판하며 단식 투쟁에 나서자 나머지 후보들이 현장을 찾아 격려하며 연대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차기 체육회장 선거는 다음 달 14일 치러진다. 후보 등록은 오는 24일과 25일 양일간 진행된다. 이들 후보는 후보 등록일 직전인 오는 23일까지 후보 단일화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향후 추가 논의와 합의를 거쳐 단일화 방식을 세부적으로 조율하기로 했다. 또 다른 후보인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과도 만나 단일화를 위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회의를 주도한 박창범 후보는 “단일화 방법론을 두고 근소한 입장 차이가 있지만 빠른 시일 안에 해소하도록 하겠다”며 “국민들의 간절한 마음에 부응하고 미래의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기흥 회장은 지난달 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 통보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연임 심의를 무난히 통과하며 3선 도전 자격을 갖췄다. 직원 채용 비리,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최근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점은 연임 도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이 회장은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출마 회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