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교두보로 변모하고 있다. 빅리거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KBO리그에서 활약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역수출’도 늘고 있다. 애매한 경력의 빅리거가 한국 야구를 발판 삼아 재기를 노리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야구계에 따르면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10개 구단 대부분이 3명의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면면을 보면 빅리거 출신들이 여럿 눈에 띈다. KIA는 전날 아담 올러와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4000만원)에 계약했다. 올러는 MLB 3시즌 통산 36경기(선발 23경기)에 출전해 5승1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다. 올 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8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2승4패 평균자책점 5.31을 올렸다. 수년간 MLB와 마이너리그를 오갔으나 빅리그 선발 출전 경험을 높이 샀다.
두산 베어스는 3명의 외인을 모두 현역 MLB 출신으로 채웠다. ‘원투펀치’인 콜 어빈과 토마스 해치를 비롯해 타자 제이크 케이브도 빅리그 출신이다. 케이브는 MLB 7시즌 통산 523경기에서 타율 0.236 45홈런을 작성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올 시즌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123경기에 나섰다. 아울러 미치 화이트(SSG), 요니 치리노스(LG) 등 올 시즌 MLB에서 뛴 선수들이 내년 한국에 발을 딛는다.
역수출도 늘고 있다. 미국 MLB닷컴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대체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서 뛴 제러드 영이 뉴욕 메츠와 1년 계약했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한국에 왔다가 2년 만에 MLB 무대를 밟게 됐다.
NC 다이노스는 역수출 단골 구단이다. 그동안 타자 에릭 테임즈를 비롯해 투수 드류 루친스키와 에릭 페디가 한국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MLB에 컴백했다. 올해도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수상자 카일 하트가 MLB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트는 올해 26경기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 다승 공동 3위에 올랐다.
가장 성공적인 역수출은 메릴 켈리다. 2015~2018시즌 SK(현 SSG)에서 48승을 거둔 켈리는 2019시즌 MLB로 돌아가 6시즌 동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53승(44패)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 3.82로 다른 빅리거 못지않게 활약했다. 2022~2023시즌 삼성에서 뛴 앨버트 수아레즈도 올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32경기 동안 9승(7패)을 올리며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보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