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서 불이 나도 아파트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지 않는다. 아이가 사라지면 주변 CCTV와 경찰청 데이터를 분석해 ‘골든 타임’ 이내에 찾아낸다. 더 이상 일본의 도움 없이 국내 기술만으로 반도체용 ‘초순수’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7일 발표한 ‘2024년 국가 연구·개발(R&D) 우수성과 100선’ 중 일부 내용이다. 생명·에너지·환경 등 과학계 전반을 아우르는 분야의 성과 중에서도 최우수 성과로는 DNA 나노기술 개발, 인간 다이서 효소 구조 규명 등 12건이 뽑혔다. 각각 고도화된 분자 수준의 로봇 개발, 희귀암 치료 기여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경쟁력을 크게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반도체 제조용 초순수 생산 국산화, 신개념 양자컴퓨터 초석 ‘원자 스케일 큐비트’ 개발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연구 결과가 직접적인 국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국민체감 사회문제 해결성과’ 12건도 선정됐다. 전기차에서 난 불이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배터리 열폭주·재발화 방지 침수기술’은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참사처럼 전기차 한 대가 주차장 전체를 태우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골든 타임 내 실종아동 등 안전 귀가를 위한 복합인지’는 주변 CCTV와 지방자치단체 통합 관제 시스템, 경찰청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실종자를 찾아낸다. 순간의 실수로 부모·자식이 생이별하는 비극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과기정통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가 창출되고 그 성과가 산업까지 확산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