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시선 뺏겼나… ‘탄핵정국’ OTT 시청시간 줄줄이 감소

입력 2024-12-17 01:23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드라마보다 기막힌 현실의 연속이었던 계엄·탄핵 정국 앞에서 주춤했다. 뉴스를 찾는 시청자들이 늘면서 예능과 드라마 중심의 OTT 시청시간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업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불안정성이 해소된 만큼 연말 연초를 겨냥한 대대적인 프로그램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16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지난 2~8일) 주요 5개 OTT사의 총 시청시간은 일제히 감소했다.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던 티빙의 주간 시청시간은 1125만 시간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넷플릭스의 시청시간은 1924만 시간으로 직전 주 대비 4% 줄었고, 지난 4일 드라마 ‘조명가게’를 공개했던 디즈니플러스 역시 5% 감소한 173만 시간에 그쳤다. 이용자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 역시 티빙을 제외하고 모두 3~10% 사이의 감소율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OTT사의 시청시간이 동시에 급격히 감소한 것은 엔데믹 이후 처음”이라며 “시민들이 OTT를 즐길만한 여유가 없어졌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나마 탄핵 정국 동안 OTT가 제공하는 실시간 뉴스 채널과 계엄·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지난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발표 이후 OTT 시청자들은 뉴스 채널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MBC의 메인 뉴스 평균 시청률은 6~7%에서 10%로, JTBC는 2~3%에서 5%로 계엄령 발표 이후 이전 대비 1.5~2배로 뛰었다. 14일 탄핵 표결 상황을 중계하는 언론사의 유튜브 채널의 접속자 역시 최대 100만명을 넘겼다.

OTT업계는 탄핵 정국에 들어섰지만 연말 성수기를 맞아 준비했던 대형 신작들로 시청시간 회복에 나설 태세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는 오는 26일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다 제작비인 1000억원을 투입한 ‘오징어게임2’을 공개한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