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선배인 김홍일(사진)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렸다. 윤 대통령은 향후 변호인단과 함께 내란 혐의 수사 및 탄핵심판 변론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16일 “김 전 위원장이 변호인단 대표를 맡을 예정”이라며 “아직은 내부 입장을 정리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입장을 가급적 빨리 밝히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부산고검장 등을 지냈다. 그는 대검 중수부장 시절 중앙수사2과장이던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국민권익위원장과 방통위원장을 지냈다. 윤 대통령과 대구고검에서 함께 근무했던 인연이 있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도 변호인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40년 지기인 석동현 변호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이나 법원,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 직무에 대응할 변호인단을 계속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 석 변호사는 “검찰 소환 요구 등 일부 상황에는 이미 변호인들이 대응 중”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수사, 형사재판, 탄핵심판 분야별로 변호인단을 꾸릴 계획이다. 다만 석 변호사는 자신의 참여 여부에 대해 “당분간 변호인단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뒤에서 임무 역할을 잘 해나가도록 돕는 일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밑에서 법률 자문을 돕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석열정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지낸 석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그는 2012년 서울동부지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캠프 특보단장을 맡았다. 그는 전날 ‘탄핵 법정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계엄 선포는 분명 충격적이었지만 그 행위가 형법상 내란죄가 될 수 없는 이유와 법리는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비교적 단기간에 비상계엄 사태가 끝난 점,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남발 등으로 국정이 혼란 상태에 있었다는 점 등을 내세워 비상계엄 사태는 정당했다는 방어 논리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