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포고령의 반국가세력은 민주당?”… 김용현 “자의 해석 편향 수사” 강력 반발

입력 2024-12-16 18:51 수정 2024-12-17 00:06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검찰이 15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조사하면서 “계엄 포고령에서 반국가 세력이 더불어민주당을 의미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반국가 세력은 누가 해석해도 간첩 등 국가 전복 세력을 의미하는데, (그런 질문은) 불공정 수사”라고 강력 반발했다.

1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전날 구속 상태인 김 전 장관을 불러 계엄 포고령 관련 내용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김 전 장관 및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와 관련해 비상계엄 선포 당시 포고령 문구의 의미, 작성 의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검찰은 김 전 장관에게 “계엄 담화문이나 포고령에 나오는 반국가 세력이 민주당을 의미하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즉각 불공정 수사라는 취지의 이의제기를 했다. 변호인은 “반국가 세력은 간첩을 비롯한 국가 전복 세력을 의미하는데, 반국가 세력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질문하는 건 민주당에 편향된 불공정 수사”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 측은 포고령에 등장하는 반국가 세력에 민주당이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내려진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에는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 세력’ ‘반국가 세력 등 체제 전복 세력’ 등의 표현이 있다.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포고령을 직접 보고하고, 윤 대통령이 법률 검토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1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특별수사단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 출신으로, 계엄 당일 지역행사를 중단하고 상경해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국무회의 내용과 계엄 사전 인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 11명 중 한덕수 국무총리 등 3명을 제외한 8명에 대해 피의자 또는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상태다.

이날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육군 특수전사령부 9공수여단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 꽃’을 장악하기 위해 투입된 사실도 드러났다. 육군이 부승찬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육군 특전사령부 예하 9공수여단 51대대는 중앙선관위 관악청사를, 52-6지역대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 꽃을 장악하기 위해 투입됐다. 9공수여단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하지 않고 전두환 신군부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됐던 부대다.

한웅희 박재현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