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되지 않는 환율… 다시 1440원 선 위협

입력 2024-12-16 19:06 수정 2024-12-16 19:09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4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등 이번 주 예정된 외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도 환율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435.0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428.0원으로 떨어졌지만 2시간도 안 돼 1438.2원까지 치솟았다. 오후 3시30분 주간거래를 마치기 전까지 10원가량이 오르내렸다.

외환시장에선 탄핵소추안 가결로 그간의 환율 상승분을 일부 반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1430원대를 곧바로 회복하고 1440원을 넘보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전망을 1400~1460원대로 넓게 잡고 있다. 그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다. 비상계엄 사태 전만 해도 1430원대가 상단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 FOMC 회의(현지시간 17~18일),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0.25% 포인트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물가 흐름을 고려해 향후 금리 전망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BOJ도 18~1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현재로선 동결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 역시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정치 불안 등 원화 약세 요인은 누그러졌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결정이 예정돼 있어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내년 초까지 1400원 초중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가에선 내년 중반 달러 가치가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말 달러화 가치가 현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금융그룹인 소시에테제네랄도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 미국 달러지수가 내년 말까지 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6.3% 상승했는데, 대부분 트럼프 당선 후 이뤄졌다”며 “월가는 막상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달러 강세 속도가 훨씬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