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부대 “눈밭 시신 중 북한군도 있다”

입력 2024-12-17 01:06
우크라이나군 제414 공격드론연대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촬영한 북한·러시아군 사망자들”이라며 텔레그램에 공개한 영상 중 한 장면.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전사해 눈밭에 눕혀진 북한·러시아군 시신 22구의 영상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는 15일(현지시간) 자국군 제414 공격드론연대의 텔레그램 채널을 인용해 “쿠르스크에서 북한·러시아군 시신 수십구가 드론에 포착됐다. 이 시신들은 우크라이나 공수부대와 해병대, 드론·전차부대가 합동작전을 펼친 전과”라고 보도했다.

영상에서 22구의 시신은 눈에 파묻힌 채 일렬로 눕혀져 있다.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각각의 국적은 식별하기 어렵다. 제414 공격드론연대는 텔레그램에 공개한 드론 영상에서 북한·러시아군 시신을 벌레로 묘사하며 “여기에 22마리가 있다. 그중에는 북한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에 일부 점령돼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 서부 접경지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력 1만1000명가량이 쿠르스크 전장에 배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쿠르스크에선 우크라이나군과 북한군의 교전이 격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DIU)은 지난 14일 “북한·러시아 공수부대·해병대원으로 편성된 혼성부대의 사망자 수가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군 사망자의 비중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DIU의 추산치를 인용하며 “이는 북한군이 소모전에 가담했다는 최근 보도 내용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DIU는 또 “체첸인으로 구성된 러시아 아흐마트 특수부대원 8명이 차량에서 북한군의 오인 사격으로 사망했다”며 “북한군이 언어장벽 때문에 차량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 일부를 격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지난 13일 “북한군이 쿠르스크의 마을 한 곳을 탈환했다”며 “북한군은 2㎞ 구간의 지뢰밭을 2시간 만에 뚫고 우크라이나군 300명가량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