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키트 제작… 도움 필요한 이웃에게 예수 사랑을

입력 2024-12-18 03:05
희망친구 기아대책 본사 로비에 진열돼 있는 희망상자의 모습.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지역도 섬기고 전도도 활성화되고 교회 이미지도 좋아지는 여러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은 2021년부터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 지역 교회와 더불어 ‘따뜻한 희망상자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취약계층 및 위기가정에 식료품 생활용품 보건위생용품 등이 포함된 생필품 키트를 직접 포장해 전달하는 NGO-교회-지역자치단체 협력 프로그램이다. 교회가 후원한 기금에 기아대책이 후원 물품 등을 더해 한 개당 10만원 상당의 희망상자를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구경운교회 “예수님의 사랑 전달”

대구 서구에 있는 대구경운교회(이경우 목사)는 캠페인 초창기부터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2021년에 40상자를 시작으로 매년 50상자를 후원했다. 당초 대구경운교회는 성탄절이 되면 ‘사랑의 택배’라는 이름으로 모든 부서와 소그룹 모임에서 각종 생필품을 상자에 담아 이웃에 전달해 왔다. 성도들이 감사와 기쁨으로 적극 참여해 이 사역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그러다가 기아대책의 희망상자 캠페인과 함께하게 됐다.

이경우 목사는 이 캠페인이 기아대책의 모토인 ‘떡과 복음’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사랑의 돌봄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무엇보다도 희망상자를 전달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데 있어 성도들의 눈높이에서 실시되는 사역이라 성도들도 영적으로 굉장히 기뻐한다”면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는 말씀을 실천함에 있어 희망상자는 성도들에게 이웃 사랑에 대한 가장 깊은 마음을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경운교회는 ‘이웃 섬김국’을 운영하고 있다. 산하에는 총 13개 팀이 있다. 골목 담배꽁초 줍기 등을 하는 겨자씨 운동팀, 반찬을 만들어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반찬 나눔팀, 독거노인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주거환경 개선팀, 미용 봉사를 하는 미용팀, 매일 방과 후 돌봄을 하는 홈스쿨팀 등이 각자의 영역에서 이웃들을 섬기고 있다.

잠실새내교회 “후원 더해 물품포장도 진행”
잠실새내교회 성도들이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교회 앞마당에서 희망상자 패킹행사를 진행하는 장면.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교회(박영석 목사)는 희망상자 후원에 더해 물품을 포장하는 패킹 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물질적 후원만으로도 귀한 사역이 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수고와 헌신을 더할 때 하나님의 사랑이 더욱 온전히 전달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특히 다음세대들까지 참여하도록 독려해 그들이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섬기는 일의 가치를 학습하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조민식(25)씨는 “교회에서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게 됐다”면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가 그분들의 사정을 알고 관심을 가지며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주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영석 목사는 “우리를 지키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것도 좋지만 이것을 지역사회에 흘려보내기 위해 희망상자를 후원하게 됐다.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돌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년째 희망상자 사역을 진행하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하나님께 감사가 넘친다”면서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패킹행사가 가지고 있는 귀한 취지가 더 많은 이들에게 확대됐으면 좋겠다. 더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함께 참여해 직접적으로 지역사회를 섬기고 하나님의 사랑이 더 널리 퍼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생활에 직접적 도움돼요”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춘자(87)씨는 몸이 불편한 상태로 가족없이 홀로 지내고 있다. “살면서 가장 많이 해본 게 굶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왔다. 지금도 하루하루를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며 버텨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희망상자는 김씨에게 한줄기 빛이 됐다. 그는 “희망상자가 주로 식료품으로 구성돼 있어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해당 사업 덕분에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서 너무 좋고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기아대책과 한국교회가 좋은 일들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희망상자 캠페인은 계속된다

기아대책은 내년에도 희망상자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전보다 더 많은 교회, 기업 등과 협력해 더 많은 희망상자를 꾸려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간다. 최창남 기아대책 회장은 “여전히 국내에는 취약한 환경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절실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여러 기관들과 연합해 국내외 취약가정을 발굴하고 긴급지원을 통해 어려운 순간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