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댄 한국·캄보디아 민·관… 77년생 총리와 ‘협력’ 의견 나눠

입력 2024-12-17 01:41 수정 2024-12-17 01:41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국과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 30여명이 배석한 가운데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이 훈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예방하고 있다.

한국과 캄보디아 간 무역·투자 확대를 위해 양국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3~1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PH 그랜드 홀에서는 정부 고위 관계자 및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캄 산업협력포럼이 성황리에 열렸다. 이는 지난 5월 훈마넷 캄보디아 총리 방한 시 연내 경제인 답방을 추진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행사다. 당시 훈마넷 총리와 만난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 주도로 60여명의 경제사절단을 꾸려 이번에 프놈펜을 찾았다.

첫 일정은 총리 예방으로 시작했다. 1977년생인 훈마넷 총리는 38년을 장기 집권한 훈센 전 총리의 장남으로 지난해 8월 공식 취임하며 총리직을 승계했다. 이후 신정부 내각을 모두 ‘젊은 피’로 채우며 과감히 세대교체를 꾀했다. 정치는 물론 경제·사회적 안정 확보를 현 정부 목표로 내세우며 지지를 받고 있다.

캄보디아 실세와의 만남에서 우리 기업인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훈마넷 총리는 일일이 답을 하며 양국 산업 협력 강화에 열의를 보였다. 정 회장이 캄보디아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요청하자 훈마넷 총리는 “시아누크빌 항구를 포함한 철도, 도로 등 각종 프로젝트에 새로운 투자 인센티브를 마련 중”이라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김용구 도화엔지니어링 사장이 캄보디아 인프라 사업 의지를 내비치자 훈마넷 총리는 “현재 베트남, 라오스, 태국을 연결하는 2차 고속도로·간선도로, 교량, 수자원, 녹색 에너지, 위성도시 등 많은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며 배석한 참 니멀 캄보디아 상무부 장관에게 관련 부처와 연락을 취하도록 즉석에서 지시하기도 했다.

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한·캄 자유무역협정(FTA), 한·아세안(ASEAN)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양한 FTA 채널을 통해 한국과 캄보디아 간 무역·투자 협력 기반을 넓히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기업 교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현 정책평가연구원장)은 현장에서 ‘기업가치와 국가개혁’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한국은 정치적 불안정을 감안해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기는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일본과 중국을 앞선다”며 “기업은 국가 발전의 핵심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한상공회의소와 기업부담지수(BBI)를 새롭게 개발해 선보일 것이라며 캄보디아 정부에도 세금, 준조세, 규제 등을 종합 측정하는 지수를 만들어 정책 방향성을 잡아가라고 조언했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산업연합포럼과 캄보디아 정부 측은 비즈니스 포럼 등 만남을 정례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참 니멀 장관은 “포럼을 통해 농업, 제조, 기술, 디지털 교역과 같은 중요한 업종에서 시장 접근 기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고 경제적 다변화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며 정례적 개최에 합의했다.

프놈펜=글·사진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