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는 언니들이 잡는다… ‘막내 구단’ BNK의 힘

입력 2024-12-17 03:39
부산 BNK의 김소니아(왼쪽)와 박혜진이 15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은행과의 2024-2025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경기에서 밝게 웃고 있다. WKBL 제공

‘막내 구단’ 부산 BNK가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전반기를 단독 선두로 마쳤다. 이적을 통해 새 유니폼을 입은 박혜진, 김소니아 등 언니 선수들은 리바운드와 같은 궂은일에도 적극 가담하는 헌신적 플레이로 팀 성적에 기여했다. BNK가 정통 빅맨 없이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비결로 꼽힌다.

BNK는 2024-2025 WKBL 정규리그 전반기가 끝난 16일 기준 12승 3패로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리그 최고 득점(63.9점)과 최소 실점(57점)을 기록하는 완벽한 공수 균형으로 선두 체제를 굳혔다. 지난 시즌 최하위(6승 24패)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낸 모양새다.

‘두 언니’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최우수선수(MVP) 출신 가드 박혜진과 만능 포워드 김소니아가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김소니아와 박혜진은 전날 부천 하나은행전에서도 각각 20점 18리바운드, 14점 11리바운드로 동반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박정은 BNK 감독은 이날 국민일보에 “두 베테랑은 워낙 기본기가 좋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가깝지 않나 싶다”며 “팀에서 필요한 역할들을 너무나도 잘 이행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BNK는 팀 리바운드 1위(40.5개)를 달리고 있다. 17번째 시즌을 소화 중인 최고참 박혜진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줄곧 가드로 뛰었던 그는 올 시즌 사실상 포워드로 활약 중이다. 평균 리바운드 8.53개(리그 4위)를 잡아 부문 커리어 하이 기록을 쓰고 있다. 김소니아는 팀 내 가장 많은 리바운드(9.13개·3위)와 득점(14.2점·2위)을 책임진다.

이들은 코트 밖에서도 팀 성장을 이끌고 있다. 박 감독은 “팀 생활이나 훈련에 임하는 태도, 정신력, 컨디션 관리 등 여러 부분에서 모범이 되고 있다”며 “롤 모델이 없었던 후배들이 같이 뛰는 언니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피드백을 받아 성장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2019년 창단한 BNK는 WKBL 6개 구단 중 가장 역사가 짧다. 정규리그 최고 성적은 2022-2023시즌의 2위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에도 순위를 지켜 첫 우승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전반기를 잘 마쳤으나 고민이 없진 않다. 베테랑들이 리바운드, 몸싸움 등 수비에 힘을 쏟다 보니 장기적으로는 체력이나 슈팅 성공률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박 감독은 “김소니아와 박혜진을 대체할 식스맨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