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32)이 사우샘프턴전에서 1골 2도움을 작성하며 토트넘 역대 EPL 최다 도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날 ‘슈퍼 루키’ 양민혁(18)은 토트넘의 조기 합류 요청에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 2024-2025 EPL 16라운드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3개나 작성하며 5대 0 대승을 이끌었다.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전반전만 뛰었음에도 45분 동안 1골 2도움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구단 역대 EPL 최다 도움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종전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는 1992∼2004년 활약한 대런 앤더턴(67개)이었다. 이날 2개의 도움을 쌓은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이후 EPL 무대에서 68호 도움을 신고하며 신기록을 손에 넣었다.
명실상부 구단 ‘레전드’ 반열에 오르면서 그간의 마음고생도 떨쳐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초반부터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탈과 부진이 길어지며 에이징 커브 우려와 결정력 논란이 일었고, 토트넘과 재계약 소식이 늦어지면서 여러 이적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흔들림 없는 위용을 뽐냈다. 공격포인트 외에도 유효슈팅 4회, 기회 창출 3회 등 각종 지표에서 뛰어났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9.3을, 풋몹은 팀 내 두 번째인 평점 9.1을 부여했다.
한편 양민혁도 이날 구단의 조기 합류 요청에 영국으로 출국했다. 올해 고교생 준프로 신분으로 K리그에 데뷔한 양민혁은 지난 7월 토트넘 입단을 확정하며 ‘코리안리거’ 샛별로 떠올랐다. 새해부터 공식 스쿼드에 이름을 올릴 예정으로, 벌써 내년 1월 12일 열리는 FA컵 64강전에서 양민혁의 출전 가능성이 언급되는 중이다.
물론 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어야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양민혁의 포지션인 2선 공격진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 등이 꿰찬 상태다. 양민혁은 “존슨 등 경쟁자보다 내가 더 작지만 날렵하다고 생각한다”며 “순간 스피드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양민혁은 출국 현장에서 곧 한솥밥을 먹게 될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양민혁은 “오늘 새벽에도 토트넘 경기를 보느라 잠을 잘 자지 못했다”면서 손흥민을 향해 “토트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친해진 다음에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전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