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청개구리 이야기를 아시는지요. 늘 엄마 말에 반대로 하던 청개구리 아들이 있습니다. 엄마 개구리는 죽기 전 유언으로 아들이 반대로 할 것을 염두해 산에 무덤을 만들 것으로 알고 유언했습니다. 하지만 청개구리는 유언대로 개울가에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비가 올 때면 엄마 무덤이 개울물에 떠내려갈까 개굴개굴 울었다고 합니다. 동화의 교훈은 평소 말 안 듣고 불순종하던 자녀도 엄마의 유언은 듣는다는 것입니다.
오늘 성경 본문은 모세가 이스라엘의 모든 지도자와 백성에게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행해야 할 일을 유언으로 남기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한 지도자의 마지막 당부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담은 신앙적 유언입니다. 수십만 명을 광야 교회에서 목회한 모세가 이스라엘에 남긴 유언의 핵심을 함께 살펴보고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교회 지도자들은 성경을 전수해야 합니다. 레위 자손 제사장들과 장로는 이스라엘 광야 교회 지도자들입니다. 모세의 유언에는 지도자들의 책임감을 상기하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성경을 전수하는 것입니다. 십계명을 중심으로 한 하나님의 율법이 변질하지 않도록 정확히 보존하고 전수해야 합니다. 단순히 나 자신이 말씀을 아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자녀와 후대에 말씀을 가르치는 책임이 있습니다.
둘째 하나님의 말씀을 주기적으로 낭독해야 합니다.(신 31:10~11) 모세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정기적으로 낭독하라고 명령합니다. 이는 온 백성이 하나님의 뜻을 새롭게 기억하고 공동체적으로 순종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정기적 낭독의 의미는 하나님의 말씀을 반복적으로 듣고 마음에 새겨야 함을 의미합니다.
셋째 세대 통합으로 온 세대가 모여서 성경 집회를 해야 합니다.(신 31:12) 모든 남녀 백성, 심지어 어린아이와 이방인까지도 함께 말씀을 듣도록 했습니다. 다음세대에도 신앙을 상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신앙은 공동체가 함께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현세대가 믿음이 좋다고 해도 다음세대가 신앙이 없으면 한 세기 만에 광야 교회는 무너집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는 개인적 묵상뿐 아니라 세대통합 집회와 성경 사경회를 통해 말씀을 정기적으로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공동체는 훗날 모세의 유언을 망각해 여호와 하나님을 잊고, 바알과 아세라를 따르게 되었고 그 결과 바벨론 포로로 잡혀갑니다. 그 후 에스라와 느헤미야가 포로 귀환을 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모세 유언을 순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신약 교회에서도 오늘 본문 말씀처럼 비슷한 모습이 존재합니다.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라.”(딤전 4:13)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20) 예수님은 창세기만 가르치라든가, 요한계시록만 가르치라 하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습니다. 새해를 앞두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성경을 읽고 배울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며 계획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말씀이 육체가 돼 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성경 말씀을 배운다는 것은 예수님을 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남궁현우 목사(서울에스라교회)
◇남궁현우 목사는 총신대 신학대학원(M Div eq)을 거쳐 총신대 일반대학원(신약신학·Th M)에 재학 중이며 2007년 에스라아카데미, 2012년 서울에스라교회를 개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