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바이든과 16분 통화… 8년 만의 ‘권한대행 체제’ 돌입

입력 2024-12-15 18:58 수정 2024-12-16 00:01
시민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통화하고 한·미동맹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는 등 탄핵 정국의 혼란 수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권한대행 체제는 8년 만이다.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됐던 국정을 재가동하는 한편 경제 및 외교·안보 안정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한 권한대행은 15일 오전 바이든 대통령과 16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한 권한대행은 “우리 정부는 외교·안보 정책을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이라며 “한·미동맹 또한 흔들림 없이 계속 유지·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 강조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철통같은 한·미동맹은 여전히 변함없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한 권한대행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하루 뒤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국정 리더십 공백에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차원에서다. 한국의 정책이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한 전직 외교부 고위관료는 통화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새로운 걸 하기보다는 기존에 하던 정책을 잘 유지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주고받을 게 많은 만큼 기존 관계를 잘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권한대행 체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한 권한대행 및 한국 정부와 함께 상호 이익과 공유 가치를 증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으로부터 권한대행 보좌 방안 등을 보고받고 업무 전반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이제 모든 (대통령실) 조직은 권한대행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변했다”며 “비서실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우 의장은 “국회와 정부의 국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조속히 가동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야와 정부가 힘을 모으는 일이 국민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현 상황의 조속한 수습과 안정된 국정 운영이 저의 긴 공직 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며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후 6시 한 권한대행 집무실을 찾아 “당이 수습되는 즉시 고위당정협의와 실무당정협의가 재개됐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전날 오후 7시24분 대행 업무를 맡은 직후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총리실은 별도의 조직을 신설하기보다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을 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박준상 송경모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