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을 연체한 개인이 6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생계비대출의 연체율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해 10건 중 3건꼴로 연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신용정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신용정보원 채권자변동정보 시스템에 등록된 연체 개인 차주 수는 614만4000명(9·10월 누적)이다. 이들의 연체 건수는 2만1460건이며 연체 잔액은 모두 49조4441억원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도 지난 10월 기준 29.7%로 최고 수준이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면서 연 소득이 3500만원 이하인 저신용·저소득층에게 100만원까지 빌려주는 제도다.
소액생계비대출의 금리는 최고 연 15.9%로, 최대 금액인 100만원을 빌릴 경우 한 달에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1만3250원이다. 이를 갚지 못할 만큼 서민들의 경기 현실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액생계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7% 수준에서 10개월 만에 30%에 육박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젊을수록 연체율이 높게 나타난다. 20대의 연체율이 36.2%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30대가 32.4%, 40대가 29.6%로 뒤를 이었다. 50대 26.3%, 60대 22.6%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비교적 연체율이 낮아졌다.
이외에도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불황형 대출’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9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2조2202억으로 기존 최고치였던 8월 말 41조8309억원을 넘어섰다. 현금서비스(카드 단기대출)도 10월 말 잔액이 6조76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56억원 증가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