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후 SNS엔… ‘모두 고생’ ‘좋은 세상’

입력 2024-12-15 18:57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온라인에서는 ‘탄핵’ 관련 게시글과 키워드 검색 수가 급증했다. SNS에는 탄핵 관련 키워드 외에도 시민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메시지가 수만개씩 쏟아졌고, 국가적 혼란 속에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벅찬 감정을 공유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가결을 앞두고 집회가 열린 여의도와 광화문 지역은 일시적으로 통신량이 폭주했지만 통신·정보기술(IT) 업계의 대비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통신 장애 없이 역사적 순간을 맞이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공식화한 전날 오후 5시부터 엑스(X·옛 트위터)에 ‘탄핵 가결’ 키워드 검색 수가 빠르게 늘었다. 오후 9시에는 이 키워드가 ‘한국트렌드’ 1위로 등극하면서 75만3000개의 관련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국트렌드는 엑스가 대한민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빅데이터로 집계해 검색 키워드 순위를 매기는 리포트다. 같은 시간 급상승한 ‘탄핵안 가결’(28만8000회)과 ‘가결 소식’(5만5400회) 키워드 게시글까지 합하면 탄핵 가결 관련 게시글은 100만개를 훌쩍 넘었다.


한국트렌드 2위 키워드는 ‘헌법재판소’로 집계됐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 결정을 받아들이면 윤 대통령은 공직에서 파면되기 때문에 헌재의 구성원과 심판 날짜 등에 국민 관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탄핵소추의결서를 헌재에 접수했다. 헌재는 의결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외에 한국트렌드 키워드 7위, 8위에는 각각 ‘모두 고생’ ‘좋은 세상’이 올랐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부터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긴 과정을 함께했다고 생각한 시민들이 서로 응원과 격려를 나누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퍼진 것을 반영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넓은 의미의 국민 통합이라고 분석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2차 계엄에 대한 공포까지 느끼던 상황에서 가결의 단계까지 왔기 때문에 승리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진보, 중도, 온건 보수층 등 모든 정치 성향을 아우르는 압도적 비율의 국민이 탄핵에 찬성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회 통합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소추안 가결을 앞두고 국회 인근의 통신량이 급증했지만 통신 지연이나 마비는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와 통신·IT 업계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포털사이트 카페와 뉴스 댓글창 서비스 등이 마비되면서 국민 혼란이 발생했던 것을 계기로 이번 집회 때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장애 및 사이버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했다. 통신 3사는 약 100대의 간이·이동기지국을 설치했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서버를 확충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