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12월 17일] 하나님께 영광, 세상에 평화

입력 2024-12-17 03:07

찬송 : ‘영광 나라 천사들아’ 118장(통118)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누가복음 2장 1~14절


말씀 : 밤중에 들에서 양 떼를 돌보던 목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그리스도의 탄생이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10절)이라고 선포합니다. 메시아의 거룩한 탄생 소식은 사회적으로 가장 낮은 계층이었던 목자들에게 먼저 전해졌습니다. 누가는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심으로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땅에는 평화가 임한다고 말하는데 평화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가 동시에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세상의 평화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세상에 평화가 임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회복된다는 개념입니다. 성경이 정의하는 평화, 곧 샬롬(Shalom)은 단순한 ‘무탈’이 아닌 회복된 관계(화해)를 가리킵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처럼 집 나간 작은아들이 먼저 아버지와 화해해야 하고 그 결과 형제간의 관계도 회복되는 것이 샬롬입니다.

이를 오늘의 한반도 상황에 적용한다면 단순한 휴전이나 정전 상태를 넘어 뒤틀린 남북 관계가 회복되는 화해가 참된 평화입니다. 세상의 정부나 특정 정당이 추구하는 군사적, 외교적 제압이나 완충 상태를 훨씬 뛰어넘는 샬롬이 임해야 그분의 영광이 회복된다는 말입니다.

성경의 큰 그림으로 정리하자면 그리스도가 세상에 오셔야 할 이유는 죄로 인해 망가진 세상의 회복, 특히 깨어진 관계의 회복을 위함입니다. 죄는 원천적으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깨뜨렸고 그 결과 이웃과의 관계가 깨졌습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행했던 원죄가 필연적으로 바벨탑 사건을 파생시킨 것이지요. 그래서 구원의 핵심 개념은 관계의 회복입니다. 탕자가 회개하고 돌아와 화목한 가정이 회복될 때 아버지의 영광이 회복되듯, 하나님이 선하게 창조하신 세계, 특히 삼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공동체적 인류에게 샬롬이 임할 때 하나님의 영광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구약 성경의 일관된 메시아 관(觀)이 ‘샬롬의 회복자’인 것입니다. “한 아기가 우리를 위해 태어났다. 우리가 한 아들을 모셨다. 그는 우리의 통치자가 될 것이다. 그의 이름은 ‘놀라우신 조언자’,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고 불릴 것이다.”(사 9:6, 새번역) 또 신약에서도 묘사합니다.(엡 2:14~16)

평화의 왕을 맞이하는 성탄 절기에 우리가 그리스도의 샬롬을 누리고 있는지, 십자가에 자신을 던져 원수 됐던 막힌 담을 허시고 세우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세상의 다른 집단과 구별되는 공동체인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 하나님, 평화의 왕으로 세상에 오셔서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키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의 샬롬을 온전히 누리며 그 평화를 세상에 나누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민영 은퇴 선교사 (전 국제위클리프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