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인공지능(AI)은 이제 인간의 자료를 학습하지 않고 스스로 추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13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신경정보처리시스템 콘퍼런스(NeurIPS) 강연에서 “컴퓨터의 연산 능력은 향상되고 있지만 인간의 디지털 데이터는 늘어나지 않는다. 우리에게 인터넷 공간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AI는 이제 우리가 알고 있는 방식의 훈련을 끝낼 것이며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AI는 인터넷상에 축적된 자료의 패턴을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추론 결과를 내놓는다. 앞으로 등장할 AI는 자료 학습 단계를 넘어 자체적으로 추론하게 된다는 것이 수츠케버의 관측이다. 그는 “석유가 유한한 자원인 것처럼 인터넷 콘텐츠의 총량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세대 AI 모델은 에이전트화될 것”이라며 “AI는 더 깊은 이해와 자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이전트화는 AI가 이용자를 대리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며 추론 결과를 결정하는 방식을 뜻한다. 수츠케버는 “(AI의 에이전트화로) 결과 예측은 더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가장 뛰어난 체스 선수에게 AI는 예측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고 지적했다.
수츠케버는 2015년 샘 올트먼 등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하고 이사 겸 수석과학자로 일하면서 챗GPT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AI 고속 성장에 반대해온 그는 지난해 11월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해임을 주도했다가 실패한 뒤 오픈AI를 떠나 스타트업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를 설립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