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민심… 오늘 尹 탄핵안 표결

입력 2024-12-14 04:00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야당 의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회는 14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어 무기명 표결을 시작한다. 범야권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 의원 8명 이상이 찬성하면 윤 대통령은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세 번째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국가수반이 된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이 14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국민의힘의 ‘집단 불참’으로 무산됐던 지난 7일의 1차 때와 달리 2차 표결은 탄핵안 통과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탄핵하든 수사하든 마지막까지 싸우겠다”며 자진 하야를 거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한 뒤 여당 내에서도 ‘탄핵 반대’ 대오에서 이탈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표결을 하루 앞둔 시점에 국민 4명 중 3명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2차 탄핵안 표결의 열쇠는 국민의힘이 쥐고 있다. 찬성 8표 이상이 나오면 탄핵안은 통과된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 반대·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유지하고 있다.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안 표결에 관한 당론에 대해선 14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108명 의원들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별 의원의 이탈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날까지 여당 의원 7명이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주변에 “탄핵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토로하는 의원들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대표는 전날 이미 “대통령의 조기 퇴진 의사가 없음이 확인된 이상, 즉각적인 직무정지가 필요하다”며 탄핵 찬성 의사를 분명히 했다. 권 원내대표는 “(찬성이든 반대든) 당론이 결정되면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충실히 따라달라고 의원들을 상대로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그걸(당론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민심은 탄핵 찬성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75%에 달했다. 탄핵 반대는 21%였다. 또 응답자의 71%는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앞서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 당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탄핵 찬성 81%, 반대 14%였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위헌·위법의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과 경찰을 동원, 친위 쿠데타를 감행하는 내란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 탄핵안에 담겼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애초 14일 5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를 1시간 당겨 오후 4시에 열기로 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가능한 빨리 표결을 해 이후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김판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