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에 ‘원조 친윤’ 권성동… 첫날부터 “당론은 탄핵 부결”

입력 2024-12-12 18:55
사진=이한형 기자

난파 위기에 내몰린 여당 상황을 수습할 신임 원내대표로 5선 권성동(사진) 의원이 12일 선출됐다. ‘원조 친윤(친윤석열)’으로 평가받는 권 의원은 당내 대척점에 있는 친한(친한동훈)계와의 파국을 피하는 동시에 탄핵 정국에서 당의 침몰을 막아야 하는 고난도 과제를 받아들게 됐다.

권 의원은 국회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투표수 106표 중 과반인 72표를 획득하며 34표를 얻은 4선 김태호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재선 박형수 의원이,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원내대변인은 초선 김대식·서지영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권 의원은 “탄핵보다 무서운 게 분열”이라며 “당의 화합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는 63%의 당원 지지를 받아 당선된 민주적 정통성을 확보한 대표”라며 “주요 현안마다 한 대표와 충분히 상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의 위기가 일단락되면 미련 없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비상계엄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권 의원을 필두로 한 친윤계와 친한계 간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장 취임 첫날부터 권 의원은 주요 현안을 두고 한 대표와 입장차를 보였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해 명확히 ‘탄핵 찬성’을 밝혔지만, 권 의원은 “지금은 탄핵 부결이 당론이고, 변경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제명·출당을 위한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한 데 대해서도 권 의원은 “대통령실에 전달하면 알아서 거취 문제를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입장을 달리했다.

권 의원의 첫 시험대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가 “탄핵 외 다른 방법은 없다”고 한 뒤 친한계 이탈표가 속출해 ‘탄핵 저지선’이 무너질 공산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중요 현안은 단일대오로 갈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은 의원총회에서 총의를 모아 결정하겠다”고 맞섰다.

이날 원내대표 경선을 위한 의총장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사실상 내란을 자백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친윤계와 정면충돌하는 장면이 생중계 방송으로 전파되기도 했다.

대통령실 출신 강명구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이) 무엇을 자백했다는 말씀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상휘 의원은 “여기서 주관적 입장을 말하면 안된다”고 했고,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내란죄라고 단정하는 건 서두른 감이 있다”고 비판했다.

구자창 이강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