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를 경험해본 학생·학부모 대다수가 정책에 만족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생 10명 중 9명, 학부모 10명 중 8명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자녀 양육과 사교육 부담을 늘봄학교 정책이 덜어주고 있다는 학부모 비율도 높게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12일 ‘2024년 2학기 늘봄학교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올해 2학기 늘봄학교를 운영한 258개교 학생 1731명과 학부모 258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1월 이뤄졌다.
늘봄학교는 기존 초등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서비스다. 학생이 학교에 머무르며 집처럼 편하게 쉬기도 하고,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도록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학부모가 희망하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지낼 수 있다. 초등 저학년이 정규 수업 이후 보호자 귀가까지 사교육을 전전하는 이른바 ‘학원 뺑뺑이’를 줄인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늘봄학교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는 85.7%였다. ‘매우 만족’과 ‘만족’ 응답이 각각 46.8%와 38.9%로, ‘불만족’ ‘매우 불만족’ 응답 2.2%와 0.9%를 압도했다. 학부모 86.1%는 늘봄학교로 자녀 양육과 돌봄 부담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매우 경감’ 43.5%, ‘경감’ 42.6%였다. ‘종전과 같다’는 응답은 12.9%였다. 양육과 돌봄 부담이 늘었다는 응답은 1%에 불과했다. 사교육 경감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응답은 72.9%로 나타났다. ‘매우 경감’ 37.1%, ‘경감’ 35.8%였다.
학부모 77.5%는 늘봄학교 정책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했다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이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 그만큼 사교육 의존이 줄면서 공교육에 대한 호감이 전반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희망하는 모든 초1 학생에게 매일 2시간씩 무료로 제공하는 ‘초1 맞춤형 프로그램’과 1만5000명에 달하던 돌봄 대기 인원을 없앤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만족도도 높았다. 초1 학생의 47%는 ‘매우 재미있다’ 40.4%는 ‘재미있다’고 응답했다. 내년에도 늘봄학교에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은 92.7%(매우 그렇다 70.6, 그렇다 22.1%)로 나타났다.
시·도교육청들이 자체 진행한 만족도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학부모 만족도가 95%를 넘은 지역은 부산, 대구, 충북, 전남 등 4곳이었다. 대다수 지역에서 80% 후반에서 90% 초반의 만족도를 나타냈다. 늘봄학교는 올해 교육부 주도로 희망하는 초1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추진 초기 일부 시·도에선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시·도교육청 자체 조사에서도 학생·학부모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오면서 대상 학년 확대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내년에 초2, 2026년부터 전 학년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