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

입력 2024-12-16 03:08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입니다. 왜 마음이 중요할까요. 그 마음에 무엇을 품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생을 살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하나님의 꿈’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 것입니다. 반대로 마음에 온갖 염려와 근심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인생이 고단하고 힘듭니다. 그런데 오늘 성경 본문에서는 “우리 안에 예수님의 마음을 품으라”(5절)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품어야 하는 예수님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먼저 성경은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7절)”고 말씀합니다. 자기를 비운다는 것은 ‘자기를 없는 존재로 여긴다(He made himself nothing·NIV)’는 의미입니다. 예수님은 자기 자신을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칭하시며 없는 존재로 여기셨습니다.

성자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기적을 베푸시고 복음을 전해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때마다 “거룩하신 분은 성부 하나님밖에 없다”고 하셨고, 돌아가실 때는 “성령을 보내니 그분이 오면 너희에게 더 유익할 것”이라고 성령을 높여주셨습니다.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그 마음을 “우리 안에 품으라”고 말합니다.

성경을 보면 자기를 비우고 아무것도 없는 존재가 됐을 때 시작된 기적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는 시돈 땅 사르밧 과부의 생애 마지막 음식을 받아먹었습니다. 그 집은 이제 텅텅 비었습니다. 그 순간 엘리야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빌어주자 그 집에 통의 가루와 병의 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하나님의 기적이 시작됐습니다.

또 한 가지 최고의 ‘클라이맥스’가 있습니다. 가나의 혼인 잔치입니다. 결혼식 3일 만에 포도주가 동이 나자 잔칫집이 초상집이 되어갈 그 무렵, 예수님이 가셔서 물을 최고급 포도주로 바꿔주셨습니다. 비워져야만 채워주시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줌의 가루와 몇 방울의 기름밖에 없어서 어쩌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니면 잔칫집 같았던 내 화려한 인생의 시절이 저물어가고 축제의 포도주는 텅 비어버린 채 초상집과 같은 삶의 한가운데에 놓일 때도 있습니다.

사르밧 과부와 가나의 혼인 잔치 기적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이 등장하셨다는 겁니다. 엘리야를 통해 하나님이 등장하셨고, 가나의 혼인 잔치에는 예수님이 등장하셨다는 겁니다. 완전히 통이 비었을 때, 완전히 기름병이 바닥이 났을 때, 그 순간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시간이라는 겁니다. 그 비어 있는 마음에 예수님이 오셔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다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자기를 비우신 예수님의 비우심, 그 마음을 본받으시기 바랍니다. 내 손에 한 움큼의 가루밖에 없어도 하나님의 일이라면 그 비움조차도 아깝지 않게 완전히 비워질 때, 하나님의 약속하신 충만함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때 축제는 시작될 것이고 가루의 통과 병의 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은혜를 주실 줄 믿습니다.

김영만 바움교회 목사

◇김영만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에 속한 경기도 파주 바움교회를 담임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성가치관 교육을 전하는 바움성품연구소 대표로도 섬기고 있으며 다음세대가 작은 묘목에서 영적 거목으로 성장하는 비전을 갖도록 목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