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사태 여파로 혼란과 갈등이 이어지는 국회에서 성탄을 기다리는 기도회가 열렸다. 성탄 예배를 함께한 국회는 한마음으로 현시대의 암흑을 밝힐 희망의 빛이 비춰지길 간구했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조찬기도회 주최 국회기도회에는 여야 국회의원 20여명이 참석해 찬송가 ‘그 맑고 환한 밤중에’를 부르며 하나님의 평화가 임하길 소원했다.
이날 예배 대표기도엔 제헌국회 기도문이 사용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당시 다양한 종교적 배경의 189명의 의원이 한마음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기도했다”며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 대한민국의 초심을 돌아보자는 의미로 제헌국회 기도문을 낭독한다”고 밝혔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카르네우스(성육신) 이야기’(요 1:1~3,14)를 주제로 설교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인류 구원과 평화를 위한 하나님의 신비한 사랑”이라며 “나라가 어렵고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성탄 예배를 드리는 이유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가 믿음 안에서 하나 돼 여러 난제를 해결하고, 성육신의 의미가 국회와 국민에게 하나님의 부흥과 은혜로 전해지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와 국가 회복을 위한 특별기도를 맡은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유혈사태 없이 탄핵 상황이 마무리되고 하나님과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정치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하나님 앞에 우리의 잘못을 돌아보고 회개하며 여야가 극단적 대립에서 벗어나 화해와 협력을 이루길 원한다”며 “북한 동포들에게 예배와 찬양의 자유가 허락되고, 국회 구성원과 국민이 영적·육적 회복을 누리게 해달라”고 간절히 구했다.
이어 국회 분수대 앞에서 성탄트리 점등식이 진행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생이 어려운 때에 여야가 힘을 모아 국민의 삶을 돌보는 것이 국회의 과제”라며 “어두울수록 빛이 환히 보이듯 성탄트리가 국회와 국민에게 희망의 빛을 비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헌일 국회조찬기도회 지도위원은 12일 “정치적 갈등과 대립이 계속되는 지금, 기도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22대 국회가 구성된 이후 여야가 함께 예배를 드린 적이 없었다. 국회 내 갈등과 분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독 국회의원들이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기 위해 만나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가 존재하는 한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구하는 기도회는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