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에 금으로 돈 몰린다… 6거래일 연속 상승

입력 2024-12-12 04:17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금 가격은 사태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협 등으로 글로벌 금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추가 상승 여지도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 현물 가격(1㎏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 4일 이후 계속 상승했다. 4일 12만820원에서 12만1350원→12만1540원→12만2780원→12만3380원으로 오른 데 이어 이날엔 1.17%로 상승 폭을 키워 12만4820원을 기록했다. 6거래일 동안 유입된 투자금은 511억원에 달한다.


국내에 상장된 유일한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 금 현물 ETF’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일 상승세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 1만7035원에서 이날 1만7740원으로 4.14% 올랐다. ACE KRX금 현물 ETF는 지난해 말 대비 순자산액이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원자재 ETF 중 금 관련 상품 수익률 역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주일 수익률을 보면 1위는 4.25% 오른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 ETF(합성 H)’가 차지했다. ACE KRX 금 현물 ETF는 4위로, 자금유입 기준으로는 190억원이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올 한 해 글로벌 금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져 안전자산인 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글로벌 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계엄 사태로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며 “높아진 금 수요와 원화 가치 하락이 더해져 ACE KRX금 현물 ETF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약 31% 올랐다. 10일(현지시간)엔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3% 상승한 2692.32달러를 기록하며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귀금속 중개 서비스업체 재너 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로이터통신에 “중동의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 금 매수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 본부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하면 원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의 상승 폭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